역대급 무더위 예보 및 장마, 태풍 ‘장미’의 관통 등 대부분 어긋나||민원 폭주, “온종

▲ 대구의 한 맘 카페에 익명으로 올라온 글.
▲ 대구의 한 맘 카페에 익명으로 올라온 글.




올 여름 기상청의 연이은 오보로 인한 대구시민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올 여름 역대급 무더위를 예상한 전망은 오보가 됐고, 장마에 따른 폭우와 태풍 등에 대한 예보도 틀린 것이다.

기상청 오보는 곧 대구지방기상청의 오보로 이어지기 때문에 시민들은 기상청의 오락가락한 예보를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다며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대구지방기상청은 지난 6월4일 이른 첫 폭염을 알리며 올 여름 ‘역대급 폭염이 될 것’이라고 예보했다.



하지만 장마가 6~8월 두 달 동안이나 지루하게 지속되면서 30℃ 이하의 선선한 날씨가 이어지는 등 한 여름철 무더위를 느끼기 어려울 정도였다.



또 지난 6월24일 장마 시작을 알리고, 예년과 같이 32일 가량 지속돼 7월 중순에는 비가 소강되며 장마기가 끝날 것으로 예측했다. 강수량도 평년과 대체로 비슷한 수준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이번 장마는 8월 중순까지 이어지는 역대급 긴 장마로 기록되며, 연일 폭우가 내리는 등 강수량도 기록적인 수치를 보였다.



또 기상청은 “올 장마는 소나기성의 치고 빠지는 집중호우가 대부분일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지난 7~9일에는 3일 내내 폭우가 쏟아져 비 피해로 인한 각종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최근 태풍 ‘장미’의 예보도 어긋났다.



태풍이 대구·경북을 관통하며 이틀 이상 강한 비가 이어진다고 예측해 장마로 인한 집중호우로 또다시 비 피해가 예상돼 지역민들의 우려를 샀지만 약한 태풍이 스쳐지나가는 등 단 몇 시간 만에 소멸됐기 때문이다.



대구지방기상청은 같은 날 태풍 소멸과 함께 다음날부터 비 소식이 없다고 정정했지만, 다음날 또다시 소나기성 비가 잦았고, 천둥까지 치는 등으로 틀린 일기예보로 인한 시민들의 불만이 속출했다.



이로 인해 대구지방기상청에는 날씨 오보로 인한 지역민들의 온라인과 전화 민원이 폭주하고 있는 상태다.



한 맘 카페에는 ‘당일 날씨도 못 맞춘다’, ‘맞추는 게 신기할 정도다’, ‘오히려 매미가 열심히 일하네요’ 등의 불만을 표현한 글들이 우후죽순격으로 올라오고 있다.



특히 잇따른 오보를 빗대 ‘오보청’, ‘구라청’, ‘중계청’ 등으로 부르는 등 지역 기상청에 대한 불신감으로 최근 국내 기상청 보다 훨씬 정확도가 높다고 입소문 난 해외 기상청인 ‘노르웨이 기상청’, ‘미국 아큐웨더’, ‘영국 BBC웨더’ 등 외국 기상 어플들이 연일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며 인기를 끌고 있다.



주부 이미혜(31·남구 대명동)씨는 “장대같은 비가 쏟아진다고 해서 온종일 우산을 들고 다녔지만 쓸모없이 힘만 뺐다”며 “휴가기간에는 비가 안 오길 바라며 매일 아침 노르웨이 기상청을 보고 있다”고 했다.



대구지방기상청 관계자는 “올해 유난히 급변하는 날씨로 인해 기상예보 하기에 애로사항이 크다”며 “시간별로 잦게 정보를 업데이트하고 있어 번거롭더라도 수시로 확인하는 등 양해를 바란다”고 말했다.



구아영 기자 ayoungo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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