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에 따른 안전운행 지침서

발행일 2020-08-13 16:12:05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김종석 기상청장

교통의 발전은 인간에게 편리함을 제공함과 동시에 도로환경의 복잡성과 교통사고의 위험 증가도 함께 가져왔다. 과속이나 결함, 부주의로 일어나는 교통사고 외에 교통사고 위험성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이 ‘날씨’다.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해 비, 안개, 눈, 바람 등 다양한 날씨가 자주 나타나므로 계절별 주요 기상현상에 따른 안전운행의 방법을 유념해 도로에서의 안전성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봄‧가을철에는 ‘안개’가 주로 발생한다. 이 안개는 도로 위에 나타나면 치명적인 존재가 된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도로 위의 안개는 평상시보다 교통사고 사망률을 5배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개가 끼었을 때는 무조건 50% 이하로 감속하고, 안개등, 비상등을 켜야 한다. 차 간 거리는 충분히 확보하고 와이퍼와 에어컨을 가동해 차창의 시야를 깨끗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름철에는 주요 기상현상인 ‘장마, 집중호우, 태풍’ 등으로 인해 비가 자주 내린다. 도로교통공단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최근 5년간(2013~2017년) 비 오는 날에 발생한 교통사고가 전체 교통사고의 7.3%를 차지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 오는 날은 빗물이 도로에 막을 형성하는 수막현상이 일어나 주행 중인 차량이 미끄러질 가능성이 높고 운전자의 시야 확보가 어려워지므로 교통사고 위험이 높아진다. 우천 시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평소보다 속도를 20% 감속하고, 차간 거리를 1.5배 이상 둬 충분한 안전거리를 유지해야 하며 차량의 전조등을 점등해 전방 시야를 확보해 다른 차에게 내 차의 존재를 알려야 한다. 평소 타이어 상태를 수시로 점검하고 차가 물위에 뜨는 수막현상을 피하기 위해 공기압을 10% 정도 상향하는 것이 좋다.

겨울철에는 잦은 눈 등으로 도로가 얼어붙어 빙판길에서의 교통사고 위험이 높아진다. 특히 눈과 습기가 도로의 틈새로 스며들어 낮은 기온에서 얼어붙는 도로 살얼음(블랙아이스)에 주의해야 한다. 지난해 발생했던 상주-영천고속도로 44중 추돌사고와 올해 초 발생했던 경남 합천 국도 41중 추돌사고가 대표적인 예이다.

기상청에서는 2016년에 도로 살얼음과 관련해 연구한 결과 도로 살얼음 발생에 용이한 기상 조건으로 강수현상 동반, 약 800m 상층 기온이 0℃ 이상, 지상기온은 2℃일 때 발생한다는 연구결과가 있었다. 현재 도로 살얼음 관련 예측방법을 개발 중이며 앞으로 도로 살얼음 발생 가능성 정보를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빙판길, 도로 살얼음의 경우는 운전 중 눈으로 판별되지 않기 때문에 운전자의 주의가 더욱 더 필요하며, 감속 운전이 교통안전 예방의 기본임이 다시금 강조된다.

그 외에 강풍 또한 교통안전에 영향을 주는데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에서는 직진 주행 중 핸들 조작 없이 강풍에 노출돼 차로 이탈 정도를 측정했을 때 120㎞/h 속도로 달릴 경우 초속 35m의 바람이 불면 11.8m까지 주행 경로를 벗어났다.

특히 옆에서 심하게 부는 바람에 의해 핸들이 돌아가고 사고가 나는 일은 적지 않다. 이런 위협적인 바람은 주변이 확 트인 야외, 바람을 막아줄 구조가 없는 고속도로와 국도, 해안가, 다리 위 등을 들 수 있다. 터널의 출입구에서 돌풍이 부는 경우도 있을 수 있으니 이러한 구역에서는 속도를 줄이는 것이 교통사고를 예방하는 기본 대응법이다.

날씨에 따른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기상청에서 제공하는 기상정보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상청에서는 ‘날씨알리미’ push 앱과 기상청 날씨누리를 통해 IT 기반의 기상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날씨로 좌우되는 교통안전, 기상정보를 활용하고 날씨별 안전운행 방법을 숙지할 때 교통사고 예방에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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