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중생 목 졸라 살해한 대구 고교생, 온라인 채팅에서 서로 만나||전문가, “이를 악용하는

▲ 온라인 채팅방인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에는 익명으로 여러 사람들과 대화할 수 있다.
▲ 온라인 채팅방인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에는 익명으로 여러 사람들과 대화할 수 있다.




최근 대구의 남자 고교생이 여중생을 목을 졸라 숨지게 한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이들이 온라인 채팅방에서 만난 것으로 알려져, 안전장치 없이 난립한 온라인 채팅 공간의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텔레그램 오픈 채팅방인 ‘박사방’, ‘N번방’ 등에서 ‘고액 알바’를 미끼로 미성년자들에게 접근해 성착취 등의 범죄가 자행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익명으로 진행되는 온라인 채팅의 폐해가 심각하지만 여전히 온라인 채팅 등을 통한 무분별한 만남이 지역에서도 번지고 있는 만큼, 이로 인한 각종 범죄의 위험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온라인 채팅방은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 및 랜덤 채팅 어플인 아마시아 등 무수히 많다.



이들 채팅방에는 아이디나 비밀번호 등 인증절차 없이 누구나 쉽게 접속 가능하다.

대부분 닉네임을 활용하며 거주지, 나이, 성별, 직업 등을 자신이 원하는 대로 설정할 수 있어 누구와도 쉽게 대화를 할 수 있다.



문제는 철저한 익명으로 채팅을 하다 보니 욕설과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언어가 난무하는 것은 물론 성매매 제안과 유혹도 끊이지 않는다는 것.



전문가들은 온라인 공간에 대한 관련 법규 마련 등 구조적인 개선이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대구위기청소년교육센터 남은주 대표는 “스마트폰 보급의 대중화로 디지털 문화가 생겨나 누구보다 빠르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10대들만의 문화로 자리매김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그들만의 문화인 온라인 채팅방의 제작과 사용을 규제하자는 것이 아닌, 어플에서 이용대상에 대한 최소한의 인증과 자극적인 멘트 규제 등 구조적인 대책이 절실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영남대학교 허창덕 사회학과 교수는 “당분간 온라인 채팅방으로 인한 청소년 일탈이나 범죄 발생 가능성이 높다. 현재로서는 급속한 기술의 발전에 따르는 행동을 제약할 수 있는 법이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이라며 “정체성이 확립되지 않은 어린 청소년들에게는 온라인 교육을 강화하고, 제재할 수 있는 규정도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구아영 기자 ayoungo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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