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가톨릭대병원 정진태 소화기내과 교수
▲ 대구가톨릭대병원 정진태 소화기내과 교수




50대 중반 여성이 상복부 통증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았다.

이 여성은 2년 전부터 퇴행성 관절염을 진단 받고 개인의원에서 간헐적으로 통증완화를 위해 진통제를 복용하고 있었다.

최근 2주 전부터 새벽에 속쓰림, 소화불량, 상복부 불편감이 시작됐으며 3일 전에는 검은 변이 조금 나왔다고 한다.

병원을 찾기 전날에는 극심한 상복부 통증이 생겼다.

또 2년 전 시행한 국가 암검진 내시경에서는 위염 외에는 특이소견은 없었다.

위내시경 검사 결과 위각부의 2㎝의 깊은 궤양이 있으며 출혈의 흔적도 있으나 활동성 출혈은 없어 조직검사 및 헬리코박터균 검사를 시행했다.

조직검사 결과는 단순 궤양이었으며 헬리코박터균이 양성이어서 2달간 항궤양제 복용 및 헬리코박터균 제균 치료를 시행한 후 추적 검사한 내시경에서 궤양은 완치됐다.

환자의 증상도 호전됐다.



◆소화성 궤양이란?

소화성 궤양은 발생하는 장기에 따라 위에 생기면 위궤양, 십이지장에 생기면 십이지장궤양으로 구분한다.

위궤양은 위 점막이 위벽의 점막하층까지 깊게 결손돼 있으며 크기가 0.5㎝ 이상인 경우를 말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의하면 내시경으로 진단되는 위궤양은 감소추세에 있으나 궤양으로 인한 사망률은 예전과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궤양이 발생하는 평균 연령은 1990년대 48세에서 2006년에는 58세로 높아지고 있다.

궤양 발생에서 평균 연령이 높아지는 이유는 최근 국내의 헬리코박터균의 감염 유병률이 줄어들고 있지만 인구의 고령화에 따른 퇴행성 질환과 심뇌혈관 질환이 증가해 이들 질환의 예방과 치료 목적으로 진통제 및 아스피린 등의 혈전용해제 사용량이 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원인과 주요증상

소화성 궤양의 주된 원인으로는 헬리코박터균의 감염과 진통소염제, 아스피린 등의 약제 복용이며 드물지만 위암, 간경변, 신부전등의 만성 동반질환이 있는 경우도 잘 발생한다.

음주, 흡연, 과도한 스트레스, 불규칙인 식사습관 등의 환경적인 요인들도 관여한다.

주요 증상은 무증상부터 상복부 불편감, 속쓰림, 팽만감, 산역류, 오심 및 구토, 통증, 식욕부진 등이다.

심하면 흑색 변 등의 출혈이나 천공과 같은 합병증이 나타날 수도 있다.



◆진단법

진단을 위해서는 위장 조영술이나 위내시경 검사를 고려해 볼 수 있는데 위장 조영술에서 궤양이 의심이 되면 위내시경을 다시 해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있다.

최근에는 위내시경 검사가 선호되고 있으나 위내시경 검사를 할 수 없는 상황(심한 천식, 1주일 내 심근경색증 진단 등) 등에서는 위장 조영술이 도움을 줄 수 있다.

위내시경 검사에서 궤양이 발견되면 조직검사와 헬리코박터균 검사를 동시에 진행한다.

드물지만 위암도 궤양의 형태로 나타나는 경우를 발견하기 위해서다.

헬리코박터균이 있는 경우 항생제로 제균을 하면 향후 궤양의 재발을 줄일 수 있다.



◆치료법

궤양의 치료는 4~8주 정도 약물치료를 한다.

이 때 사용되는 약제들은 보통 3가지 종류를 동시에 복용하는데 가장 강력한 산 억제제인 프로톤 펌프 억제제와 점막 보호제, 겔포스와 같은 제산제 등이다.

프로톤 펌프 억제제는 보통 아침 식전에 하루에 1번 복용하며 제산제는 종류에 따라 변비 또는 설사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담당의사와 배변 습관에 대해서 상의를 해 투약을 받으면 된다.

위궤양은 약 2달간 약물 치료 후 반드시 추적 내시경 검사를 하는데 드물지만 궤양이 호전되지 않은 경우에는 위암과 같은 다른 질환과의 감별을 위해 재조직검사를 시행한다.

궤양의 합병증인 출혈이 의심되는 경우는 위내시경을 시행하여 진단과 동시에 치료 목적으로 내시경 지혈술 등을 시행하며 금식 및 안정, 재출혈 등의 임상 경과를 보기 위해서 보통 입원치료를 한다.

또 다른 합병증인 천공은 심한 복통 및 복부 팽만 등의 증상을 가진 경우에 의심해 볼 수 있는데 수술 등의 치료가 필요하므로 신속히 전문의를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



◆생활 예방법

규칙적인 식사습관, 맵고 짠 음식의 과도한 섭취를 피하고, 과음과 흡연을 삼가고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생활습관을 가지는 것이 좋다.

진통소염제나 아스피린 등의 약제를 복용해야 한다면 미리 내시경 검사를 권한다.

위장 증상이 있는 경우는 예방적으로 위장 보호제를 먹어야 할지 담당 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정기적인 위내시경 검사를 하면 위궤양뿐만 아니라 위암도 미리 예방할 수 있다.

40세부터 2년에 한 번씩 시행하는 무료 국가 암검진을 빠지지 않고 수검하는 것이 중요하다.



◆오해와 진실

-위궤양을 오래 두면 위암이 된다?

위암의 일부형태가 궤양처럼 나타나는 경우가 있기에 오해가 생긴 것 같다.

궤양은 위암이 되지 않는다.

다만 궤양이 있는 경우 모두 조직검사를 해 위암의 형태가 아닌지 확인한다.

2달 정도 치료한 후 궤양이 완치됐는지 추적 내시경검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유를 마시면 궤양이 악화된다?

우유 내 칼슘성분이 위산분비를 자극하므로 속쓰림 등의 증상이 일시적으로 심해질 수 있다.

하지만 우유에 있는 단백질이 위 점막을 보호하며 우유가 위의 염증을 줄인다는 보고도 있다.

체질적으로 우유를 마시면 설사가 나거나 속이 끓는 증상이 있는 경우에만 조심하면 된다.







도움말=대구가톨릭대병원 소화기내과 정진태 교수



이동률 기자 leedr@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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