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도심의 클럽이 수도권발 코로나19의 지역 유입 통로가 될 수 있어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수도권지역 클럽에 집합금지 명령이 내려지면서 해당 업소들이 문을 닫자 클럽문화를 즐기는 매니아들이 지역 원정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우려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클럽은 타인과 신체를 가까이 하는 경우가 많고, 공기 순환에 문제가 있는 업소도 적지 않다. 밀폐된 실내에 많은 사람들이 밀집해 감염 위험이 매우 높은 장소로 지목된다.

지난 5월에는 서울 이태원 클럽발 감염이 수도권 코로나 확산의 기폭제가 됐다. 전국의 1일 신규 확진자가 한자리 숫자까지 내려가 안도하던 순간 클럽발 n차 감염이 확산되며 확인된 감염자만 277명을 넘어섰다.

지역 클럽에는 최근 외지인들의 방문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 카페 등에는 대구 클럽원정에 함께 갈 일행을 찾는다는 글도 올라온다고 한다.

현재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가 급속확산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를 최고 수준인 3단계로 격상시켜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이 같이 엄중한 시기에 클럽을 찾는 사람이라면 방역에 관심이 없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증상이 없어 자신이 확진자임을 모르는 깜깜이 환자가 있을 수 있다. 그런 사람들이 유흥을 즐기기 위해 대구를 방문한다면 당연히 코로나 바이러스가 함께 오게 된다.

동성로 일대 클럽에서는 출입시 마스크 착용 및 발열 체크를 한다지만 정작 내부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을 찾아볼 수 없다고 한다. 업소 관계자들도 개인방역을 준수해달라고 요청하지만 손님이 지키지 않으면 강제할 방법이 없다고 말한다.

수도권 젊은이들이 대구에 오면 클럽만 방문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식당, 숙박업소, 편의점, 대중교통 등 지역의 여러 시설을 함께 이용하게 된다. 지역 방역망에 구멍이 뚫릴 가능성이 농후하다.

타지역 클럽을 찾아다니는 이러한 행동이 법적으로는 어떨지 몰라도 도덕적으로는 문제가 있다. 세상이 어떻게 되든 나만 즐기는 된다는 마음가짐은 용납될 수 없다. 일부 젊은이들의 철없는 행동이라고 두고 보기에는 상황이 너무나 엄중하다.

전국이 코로나 2차 대유행의 기로에 서있다. 지난 2~3월 이미 대확산의 고통을 겪은 대구·경북민들은 누구보다 조마조마하다. 악몽이 되풀이 돼서는 안된다. 방역당국은 클럽에 대한 집합제한 명령을 집합금지 명령으로 변경해 영업을 금지하는 방안을 서둘러 검토해야 한다. 아울러 지역사회에 또 다른 허점은 없는지 다시 한번 점검하기 바란다.



지국현 기자 jkh8760@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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