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일반

집중호우에 대비하는 현명한 자세

김종석 기상청장
김종석 기상청장

유난히 힘든 여름이다. 올해는 코로나바이러스의 유행, 6월 하순부터 8월 중순까지 지루하게 이어진 긴 장마와 집중호우, 강력한 태풍까지 연이은 악재가 국민을 지치게 하고 있다. 기상청도 그 어느 때보다 힘겨운 여름을 보내고 있다.

올해 7월 한반도 강수일수는 18.8일로 관측 이래 역대 6위를 기록하였다. 8월에도 전국적으로 많게는 700㎜가 넘는 강수로 인해 실종자 포함 50명의 인명피해와 약 8천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2만6천 여 건의 시설 피해가 발생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중국에서는 6월부터 지속된 호우로 발생한 이재민 수가 5천500만 명으로 우리나라 인구수를 넘어섰으며, 재산 피해만 24조6천억 원에 달한다고 하며 일본도 사망자만 70명, 재산 피해가 1조 원을 넘는다고 한다. 이처럼 우리나라와 주변나라에서도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가 심각하다.

호우는 장마나 태풍, 저기압 등으로 인해 많은 비가 오는 것을 의미하며, 한정된 시간에 집중되면 이를 ‘집중호우’라 한다. 일반적으로 1시간에 30㎜ 이상의 비가 내릴 때, 또는 연 강수량의 10%에 상당하는 비가 하루에 내리는 정도를 의미하며, 국지성과 돌발성이 강해 정확한 예보는 어렵다.

근래 발생한 집중호우의 패턴을 살펴보면 우면산 산사태로 유명한 2011년 7월 서울·경기 집중호우, 2014년 8월 남부지방 집중호우, 2017년 7월 청주시 집중호우, 2020년 부산시, 중부지역 집중호우 등 예전보다 강도는 세지고 좁은 지역 내 집중적으로 비를 퍼붓는 형태가 대부분이다. 이로 인해 홍수나 산사태 발생이 증가하고 있다.

기상학자들은 기후변화로 지구온난화가 진행되면서 집중호우의 발생빈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한다. 지구 평균기온이 올라가면서 대기가 머금을 수 있는 수증기량이 증가하고 한 번에 내릴 수 있는 비의 양도 많아진다는 것이다.

올해는 지구온난화로 인해 북극 해빙이 녹으면서 시베리아에서는 38℃가 넘는 이상고온현상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북극과 중위도 간 기온 차는 작아지고 제트기류가 약해지면서 북극 한기가 중위도로 내려와 북태평양 고기압의 북상을 저지했다. 결과적으로 정체전선이 중위도 지역에 오래 머물면서 중국, 일본 그리고 우리나라에 오랜 기간 많은 비가 내렸다.

과거에도 올해와 유사한 사례는 존재한다. 2001년 7월14일부터 8월2일까지 우리나라 중부지방에 형성된 정체전선은 많은 비를 유발했다. 그 당시에는 한반도 북서쪽에서 상층의 찬 공기가 내려와 불안정도가 심화됐고 한반도 북동쪽에 위치한 고압대는 정체전선을 중부지방에 오래 머물게 만들었다. 당시 집계된 통계를 보면 인명 피해 66명, 재산 피해 1천816억 원에 달한다고 한다.

집중호우에 대한 시민의 안전불감증도 호우 피해 확대에 한 몫했다. 집중호우 시 외출, 야외활동에 의한 안전사고 위험성에 대해서는 절대 간과할 수 없다. 급변하는 날씨는 우리 일상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평시에도 긴장감을 놓지 말아야 하며 기상청은 국민이 사전에 대비할 수 있도록 선제적 기상정보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

개인이 집중호우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평소 날씨 정보를 확인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다소 번거로울 수 있지만 그러한 수고를 덜 수 있게 기상청에서 ‘기상청 날씨알리미’ 앱을 개발했다. 관심 지역, 스케줄, 날씨요소 등을 각자 개인에 맞게 설정을 해놓으면 맞춤형 알람이 뜨므로 어떠한 날씨에도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 특히, 집중호우에 도움을 주는 기상 데이터로 레이더 영상을 추천한다. 강수 현황, 위치, 예상 이동 경로 등을 시각적으로 표현하여 누구나 이해하기 쉽고,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있어 즉각적 대응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 기후변화로 인한 변동성이 큰 날씨가 예보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기상청에서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첨단관측장비 도입, 수치 모델의 고도화, AI 도입 등 예보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기상청에서 제공하는 정보를 참고해 사전에 대비해 더 이상 피해가 없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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