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우제길미술관에 이어 대덕문화전당 재개관전에도 참여

▲ 효용을 다해 버려지는 사물들에 새로운 생명을 담아내는 작가 김결수의 'Labor & Effectiveness' 전시회가 광주 우제길미술관과 대구 대덕문화전당에서 열린다. Labor&Effectiveness 13일의 기록
▲ 효용을 다해 버려지는 사물들에 새로운 생명을 담아내는 작가 김결수의 'Labor & Effectiveness' 전시회가 광주 우제길미술관과 대구 대덕문화전당에서 열린다. Labor&Effectiveness 13일의 기록
“노동효과를 발견하기 위해 전제된 오브제의 조건은 ‘세상으로부터 버려지고 던져진 것’들이죠. 다시 말해 오브제란 대상이 아닌 또 다른 주체처럼 간주되는 셈입니다.”

버려진 볏짚을 이용해 직사각형의 덩어리를 만들고 그 외벽에 볍씨를 부착해 시간의 흐름에 따른 순환과 내·외부 환경에 의한 현상들을 기록하는 ‘노동행위의 효과와 가치’를 증명하는 화가 김결수.

그는 최근작 ‘Labor&Effectiveness’를 통해 삶의 현장에서 효용성을 다해 생명을 잃어버린 물건들을 작업 대상으로 선택한다.

그가 작품 소재로 선택한 오브제는 버려진 폐품을 통해 산업사회에 대한 비평적 시각을 제시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노동·효과’의 흔적을 찾아 노동의 가치를 새롭게 조명하려는 메타포를 담고 있다.

단단하게 응축된 볏집 덩어리 형태의 전시작품 외벽에는 막 싹이 튼 볍씨들이 촘촘하게 박혀 있다. 작가가 일주일동안 물에 담아 싹 틔운 것이다. 한 달 이상 이어지는 전시기간동안 볍씨는 연두색의 미모가 되고, 진녹색의 어린 벼가 된다.

작가는 “생명을 잃은 볏집과 새 생명이 움튼 볍씨를 통해 생명의 순환이라는 화두를 꺼내고 싶었다”고 했다.

▲ 중견작가 김결수의 'Labor & Effectiveness' 전시회가 대구와 광주에서 열린다. Labor&Effectiveness 13일의 기록
▲ 중견작가 김결수의 'Labor & Effectiveness' 전시회가 대구와 광주에서 열린다. Labor&Effectiveness 13일의 기록
작가가 ‘노동·효과’에 주목한 것은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하루의 일과를 마무리하기 위해 들렀던 포장마차에서 주인이 사용하던 도마에서 노동의 고단함과 그 이면에 깃든 노동의 효과를 발견한 후 ‘노동’과 ‘노동의 효과’는 그의 예술적 주제로 자리 잡았다.

특히 지난 5월 갤러리 오모크에서 선보인 사각 흙 큐브 작품부터는 대지라는 자연이 노동에 쓰였던 도구를 대신하는 오브제로 등장한다. 당시 그는 전시장 바닥에 사각 거푸집을 만들고, 그 속을 황토 흙으로 채운 뒤 거푸집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작품을 완성했다.

그의 작업은 지난 7월 시작된 광주 우제길미술관의 개인전에서 다시 한 번 진화한다. 작업의 재료가 효용 가치를 다한 볏짚으로 바뀌고 거기에 새 생명을 담은 볍씨가 더해진다.

▲ 김결수 작가의 'Labor&Effectiveness 시작'
▲ 김결수 작가의 'Labor&Effectiveness 시작'
작가의 작업은 선이 굵고 무겁다는 평이다. 그런 그에게 세상은 “좀 말랑말랑한 작업도 해보라”는 조언을 건네지만 그는 굳건하게 자신의 길을 간다.

대중적인 작품으로 경제적 이익을 취할 수도 있지만, 일관되게 작품을 통해 사유해 온 ‘노동·효과’라는 ‘숭고함’의 측면에서는 이율배반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미를 추구하고 더 높은 예술의 경지에 이르기 위해 가족 부양을 위한 금적적인 이익은 어느 정도 희생해야 한다는 의미로 작가는 “예술가는 죄인”이라고 이야기 한다.

오는 31일까지 광주 우제길 미술관에서 진행되는 중견화가 김결수 초대전은 영호남을 문화로 연결하는 동서화합의 의미도 담겼다.

이어 작가는 다음달 12일까지 대구 남구 대덕문화전당 전시실 재개관 기념전으로 진행하는 지역 대표 작가 4인 초대전에서도 ‘노동&효과’를 주제로 한 작품을 선보인다.

▲ 효용을 다해 버려지는 사물들에 새로운 생명을 담아내는 작가 김결수의 'Labor & Effectiveness' 전시회가 열린다. Labor&Effectiveness 13일의 기록
▲ 효용을 다해 버려지는 사물들에 새로운 생명을 담아내는 작가 김결수의 'Labor & Effectiveness' 전시회가 열린다. Labor&Effectiveness 13일의 기록


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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