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 주관도시가 포기한 전국축구대회 유치해 논란

발행일 2020-08-30 18:00:00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광양체육회 26일 전국대회 코로나19로 포기, 대한축구협회와 경주시 27일 경주에서 개최 결정

경주시가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광양체육회에서 포기한 전국 고교축구대회를 유치,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대회 참가 선수들이 훈련하는 모습.
경주시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지자체마다 각종 행사를 취소하는 가운데 다른 지자체가 포기한 전국규모 축구대회를 떠맡아 논란이 일고 있다.

경주시는 전남 광양에서 개최하기로 했던 제22회 백운기 전국고등학교 축구대회를 대한축구협회의 대회 주관 요청을 받아들였다. 이 대회는 광양시체육회가 개최 불가 입장을 밝히자 대한축구협회가 제41회 대한축구협회장배 전국고등학교축구대회로 변경 개최하기로 하고 경주시에 의뢰한 것이다.

이 대회는 당초 30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 전남 광양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광양시체육회가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내세워 대회 개최를 거부했다. 이에 대한축구협회는 다음달 2일부터 13일까지 12일간의 일정으로 경주 알천구장 등에서 개최하기로 급선회 했다.

광양시체육회가 코로나19 때문에 대회를 포기한다며 대한축구협회로 지난 26일 발송한 공문.
대회 변경이 하루만에 급하게 결정된 배경에 대한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광양체육회가 대회 포기 공문을 대한축구협회에 지난 26일 보냈다. 대한축구협회는 대회 변경을 결정하고 다음날 경주시로 협조 공문을 발송했다. 대한축구협회와 경주시 등이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깊은 고민 없이 대회 진행을 하루만에 전격 결정한 것이다.

경주시체육회 관계자는 “전국규모의 큰 대회를 유치하면서 체육회와 협의도 없이 경주축구협회가 결정했다. 경주축구협회는 현재 회장도 공석이다”며 “절차와 국가적 재난사태인 코로나19 확산 우려를 무시한 대회관계자들의 결정을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대한축구협회가 광양에서 개최하기로 했던 전국고교축구대회를 경주에서 변경 개최하기로 결정했다며 지난 27일자로 발송한 공문.


또 “경주시가 매년 주관해왔던 화랑대기전국유소년축구대회와 경주시민체육대회, 신라문화제 등 중요한 자체 행사는 모두 취소한 상황에서 주관도시가 포기한 대회를 유치한 것은 무모한 결정”이라고 성토했다.

여준기 경주시체육회장은 “체육회와 한마디 상의도 없이 대회를 유치하게 된 경위를 따져 물을 것”이라며 “경주시민의 건강을 위해 이번 대회는 반려해야 된다고 주장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주시 체육업무 관련간부는 “대학 진학과 관련 3학년 학생들에게 대회개최는 반드시 필요한 중요한 문제일 뿐아니라 대한축구협회의 권유로 축구인프라가 잘 갖춰진 경주시가 대회를 주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강시일 기자 kangsy@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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