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를 주제로 한 전시가 코로나로 인해 조기 폐막한 웃픈 현실…이우석 대구현대미술가협회장

발행일 2020-08-31 16:23:33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적용으로 협회 회원 정기전 예정보다 1주일 앞서 막내려

대구현대미술가협회가 지난달 19일부터 진행한 정기전이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예정보다 1주일 빨리 마쳤다. 사진은 정기전 전시모습
“코로나를 주제로 기획된 전시였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 때문에 전시기간을 다 채우지 못하고 철수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네요. 팬데믹을 겪은 대구를 표현한 작품전이 팬데믹 우려로 마감하는 웃지 못할 현실이 실제 벌어진 겁니다.”

대구현대미술가협회(이하 현미협) 이우석 회장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급격하게 확산된 코로나19로 지난달 19일부터 진행 중이던 정기전이 예정된 전시기간을 다 채우지 못하고 막을 내린 상황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 했다.

대구문화예술회관 6-13전시실을 활용해 국내외 작가 119명의 작품을 주제별로 선보이는 현미협 정기전 ‘팬데믹&대구’전은 당초 지난달 19일부터 30일까지 진행할 예정이었다.

전시 주제가 올봄 대구를 강타한 코로나19 시대를 조명하는 전시로 미술계는 물론 일반 시민들에게도 주목 받은 행사였다.

그러나 코로나19가 확산추세를 보이면서 예정된 전시기간을 다 채우지 못하고 22일 막을 내려야 했다. 당초 계획 보다 1주일이나 빨리 문을 닫은 셈이다.

대구현대미술가협회가 지난달 19일부터 진행한 정기전이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예정보다 1주일 빨리 마쳤다. 현미협 이우석 회장
그는 “이번 전시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관람객들이 고단한 시기에 힐링 받을 수 있는 작품들이 많은 전시였는데 충분히 보여드릴 시간이 없어서 미안한 마음”이라고 했다.

회원 300여 명을 둔 현미협은 1997년 창립된 미술인 단체다. 한국예총에 소속된 단체가 아닌 독립단체를 표방한다. 회화, 설치, 사진, 입체, 영상 등의 현대미술 분야에 종사하는 작가들의 모임이란 게 이 회장의 설명이다.

그는 “특정 예술단체에 속하지 않기 때문에 실험적인 작품도 과감하게 시도 해 볼 수 있는 장점도 있다”며 “현미협 소속 작가 중에는 취미생활로 그림을 그리는 아마추어 작가는 없다”고 했다. 회원 가입 심사에서 취미로 미술활동을 하는 사람들은 걸러낸다는 것.

매년 4월과 9월 두 차례 신규 회원을 모집하는 현미협은 오는 20일 이후 신규회원 작품심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 회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회원가입 공지를 올리면 서울에서 활동하는 작가들도 많이 지원한다. 대구현미협이지만 특별히 지역 구분 없이 심사만 통과하면 회원으로 받아들인다”고 했다.

전국적으로 현대미술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단체는 많지만 대구현미협이 가장 오랜 역사와 체계적인 조직을 갖추어 활동한다는 게 이회장의 설명이다.

실제로 현미협은 대구 중구 봉산문화거리에 전용갤러리 SPACE129를 개관, 실험적인 작품을 꾸준히 전시하는 등 창립이후부터 현재까지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대구현대미술가협회가 지난달 19일부터 진행한 정기전이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예정보다 1주일 빨리 마쳤다. 사진은 정기전 전시모습
특히 어려운 여건에도 지난 7월 수창청춘맨션에서 진행한 아트페어 ‘안팔불태’전은 국내 화단으로부터 큰 관심을 모았다. 예술인들의 절박한 상황을 알리고 현미협이 이후 추진할 예정인 굵직굵직한 행사의 시금석 역할을 한 행사로 평가 받는다.

이 회장은 “오는 12월에는 ‘A4’전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SPACE129에서 70~80여 명의 작가가 참여하는 전시로 한정된 공간에 많은 작품을 전시하려다보니 자연스럽게 작품 크기가 A4사이즈만 출품 가능한 작품전”이라고 했다.

한편 현미협은 당초 정기전 ‘팬데믹&대구’전 기간 중 진행할 예정이었던 ‘시크릿 미술옥션’ 경매 행사를 1일부터 오는 8일까지 SPACE129에서 개최키로 했다.

전시기간 중 서면으로만 참여할 수 있는 시크릿 경매는 최고 금액을 적어낸 사람에게 작품을 판매하는 이벤트다.

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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