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내려오지 말아라’... 코로나19 추석 신풍속도…벌초 때 친지만나 인사·이동 최대한 자제

발행일 2020-09-02 16:17:38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열차표 좌석 절반으로 줄어...시외버스 예매율 낮아

민족 대이동 줄어들듯...친척들 안뵙고 직계가족들 모임만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올 추석 열차표가 절반으로 줄어 민족 대이동 또한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작년 추석 전날 동대구역 풍경
#1. 주부 김모(68)씨는 이번 추석에 서울에 사는 아들 가족들에게 오지 말라고 했다. 수도권발 코로나19가 진정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올 추석은 조용히 지내기로 했다.

#2. 박모(65)씨는 이번 추석에는 직계가족만 모이고 안동 큰집에 가지 않기로 했다. 대신 벌초때 친척들을 잠시 만나는 것으로 대신할 계획이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올 추석 풍속도가 크게 바뀔 전망이다.

수도권발 코로나19 확산으로 민족의 대이동이 줄 것으로 예상된다.

직계가족단위 모임이 늘어나고 직접 건네기보다는 비대면 선물도 유행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철도공사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당초 2~3일로 예정됐던 일반인 추석 열차 승차권 예매를 8~9일로 연기했다.

이용한 가능한 열차 좌석도 제한해 추석 수송 기간인 29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창 쪽 좌석만 예매를 받는다.

하루 평균 33만 명이 이용 가능했던 좌석 수는 바뀐 방침에 따라 16만 석으로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업계는 예매 기회가 줄어들면서 귀향 자체를 포기하는 사례도 속출할 것으로 예상했다.

고속버스·시외버스의 예매율도 시원찮다.

코리아와이드경북은 지난달 24일부터 추석 연휴기간 시외버스·고속버스 예약을 받기 시작했지만, 2일 현재 대부분의 좌석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명절 연휴마다 인파가 몰렸던 공항 풍경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대구공항 등에 따르면 현재 추석 연휴 기간(30~10월4일) 대구~제주 노선 예매율은 50%에도 미치지 못했다.

티몬이 소비자 1천500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7일부터 30일까지 추석 관련 설문조사를 한 결과 ‘추석 연휴를 직계 가족끼리 보낼 것’이라는 응답이 47%로 가장 많았다.

이유에 대해 ‘코로나19가 확산되며 조심할 필요가 있어서’라는 답이 79%로 대부분이었다.

추석 선물에 대해선 ‘온라인몰에서 주문하거나 선물하겠다’란 답변이 25%로 가장 많았다.

연휴 교통편을 묻는 질문은 ‘승용차 등 독립된 자가용 차량’을 83%로 가장 많이 선택했다.

티몬 측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처음 맞는 명절이니만큼 건강과 안전에 신경쓰는 고객의 목소리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추석 연휴 기간에 이동을 제한하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추석 명절 기간 록다운과 장거리 이동제한 조처가 필요합니다’ 등 정부 차원의 이동제한 조치를 요구하는 글도 올라왔다.

이주형 기자 leejh@idaegu.com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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