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11월 경남 밀양에서 열리는 제24회 전국청소년연극제 대구 대표로 참가하는 정화여고 연극반 ‘도담’ 학생들이 연기 연습을 하고 있다.
▲ 오는 11월 경남 밀양에서 열리는 제24회 전국청소년연극제 대구 대표로 참가하는 정화여고 연극반 ‘도담’ 학생들이 연기 연습을 하고 있다.
정화여고 연극반 ‘도담’은 학생들의 적성과 소질 계발을 위한 창의적 체험활동으로 학생들에게 인기가 높은 동아리다.

연극 동아리 ‘도담’은 지난 1983년 ‘ᄂᆞ래’ 동아리로 시작해 당시 신입생 모집에 많은 학생들이 몰려 오디션을 통해 선발하고 있다.

이처럼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았지만 ‘ᄂᆞ래’ 는 활동을 중단해야 했다. 학생들이 학교수업 이외에 학원 등을 찾아 동아리 활동이 어려움을 겪을 시기였다.

활동을 중단한 연극동아리 재기는 지난 2017년으로 거슬러 간다. 당시 연출, 시나리오, 배우, 분장 등 분야별로 관심이 있는 학생들이 주축이 돼 재도약을 꿈궜다. ‘도담’의 역사가 새롭게 펼쳐진 셈이다.

‘도담’의 전신인 연극동아리 ‘ᄂᆞ래’의 지도교사였던 필자는 당시 학생들의 열정에 밀려 다시한번 지도교사로 활동했다.

재도약을 결심한 학생들은 학기 초 면접을 통해 신입 회원을 영입하고 동아리 시간 작가팀이 만든 시나리오 대본을 돌아가며 보며 대본을 수정하는 열의를 보였다. 대본 수정을 마친 학생들은 대역에 맞는 학생 캐스팅을 고민했다. 그만큼 캐스팅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대구청소년연극제가 열리기 전 학생들은 필자와 함께 휴일에도 모여 연기에 몰입하는 열의를 보였다. 특히 학생들은 강사를 초빙해 도움을 받는 동시에 연기자의 꿈을 일궈나갔다.

코로나19 상황 속에서의 연기 연습이다 보니 지도교사 입장에서 걱정이 앞선 것은 사실이다. 연기 연습에 앞서 학교에서는 수시로 방역 활동을 펼치는 동시에 학생들의 건강도 면밀히 살펴 감염병 예방에도 신경을 섰다.

이런 노력과 땀의 결과는 제30회 대구청소년연극제에서 대상을 차지하는 결실로 다가왔다.

학생들이 만든 ‘엄마가 딸에게’는 항상 일에 치여 바쁜 엄마와 혼자 시간을 보내는 딸의 갈등과 화해를 통해 가족 간의 소중함을 찾아가는 작품이었다.

시나리오는 학교에서 추진 중인 ‘부모님 전기쓰기’를 모티브로 삼아 완성됐다.

연기 연습에 학생들은 힘이 들어 했다. 배역 대부분이 성인역이다 보니 학생들은 성인 감정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이런 부분을 극복하기 위해 강사와 지도교사는 학생들에게 성인이 가진 감성을 전달하기도 했다.

대구청소년연극제 심사위원장을 맡은 김미정씨는 도담의 ‘엄마가 딸에게’에 대해 “참신한 소재, 극중극과 같은 독특한 연출 방식, 소박한 무대로 연극적 약속을 활용하며 다양한 시공간을 보여준 상상력, 그리고 배역을 깊이 이해하고 뱉어내는 진실의 호흡은 훌륭했다”고 총평했다.

이번 연극제는 지난 1일부터 6일까지 대구 중구 동성로 ‘아트플러스씨어터’에서 진행됐으며 정화여고를 비롯해 성산고, 대곡고, 호산고 등이 참여해 열띤 경연을 펼쳤다.

이번 결과에 앞서 ‘도담’은 지난 2017년 27회 청소년연극제 낭독극부문 대상에 이어 28회 청소년연극제 연극부분 금상, 29회 연극부문 금상을 받기도 했다.

연극은 종합예술이다. 연극을 통해 학생들은 사람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는 계기를 마련했고 이해를 하게 됐다고 입을 모은다. 또 협업이라는 소중한 인성을 일깨워간다고 덧붙였다.

오는 11월 경남 밀양에서 열리는 제24회 전국청소년연극제 대구 대표로 참가하는 행운도 얻었다.

학생들의 열정과 희생으로 이어져오고 있는 ‘도담’의 역사가 찬란히 이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정명희

정화여고 교사







김창원 기자 kcw@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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