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예방 위해 추석연휴까지 고향방문 자제

▲ 칠곡군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추진하는 ‘언택트 추석 캠페인’이 확산되고 있다. 재경향우회를 비롯 주부, 농민, 노인회장 등 각계각층의 자발적인 동참이 이어지고 있다.
▲ 칠곡군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추진하는 ‘언택트 추석 캠페인’이 확산되고 있다. 재경향우회를 비롯 주부, 농민, 노인회장 등 각계각층의 자발적인 동참이 이어지고 있다.
“며느라 올개는 눈치 보지 말고 안내리와도 된다”, “아들아 엄마 안 와도 한게도 안 섭섭다. 손자들 캉 집에서 추석 재미나게 보내라”

칠곡군이 추석 명절을 맞아 추진하는 ‘언택트 추석 캠페인’이 확산하고 있다.

70세가 넘은 어르신부터 재경향우회 회원, 종갓집 종손, 주부, 농민 등 각계각층의 자발적인 동참이 이어지고 있다.

이 캠페인은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고 비대면 추석 문화 확산을 위해 백선기 군수가 직접 기획했다.

사회관계망 서비스(SNS)에 고향 방문과 모임을 자제하자는 내용이 담긴 글을 남기고, 다음 참여자를 지목하는 ‘챌린지 방식’으로 진행된다.

먼저 부모님 눈치를 보며 고향에 내려가야 할지를 고민하는 자식들을 위해 부모님들이 캠페인에 앞장서고 있다.

최삼자(73) 할머니는 “코로나19로 힘든 아들아! 이번 추석은 마음만 보내고 그리움은 영상으로 채우자”고 제안했다.

칠곡인문학마을협의회 이영석 회장은 “나는 잘 지내고 있다. 차례는 내가 모실 테니 걱정 말고 추석 잘 보내라. 어디 다니지 말고 방콕 하거라”고 당부했다.

자식들이 코로나19로 고향에 가지 못하겠다며 부모님께 동의와 이해를 구하는 글도 눈에 띤다.

칠곡문화원사무국 손경희 국장은 “올해는 열심히 일하는 아들, 며느리에게 언택트 추석이라고 전화주세요”라고 제안했다.

이지연(41) 주부는 “어머님께서 눈치 보지 말고 오지 말라 하셔서 정말 눈치 안 보고 안갑니다”라며 내심 섭섭함을 보였다.

향우회원들의 동참도 이어졌다.

칠곡군재경향우회 채석균 회장은 “이번 추석 명절에는 고향에 내려가지 않겠습니다. 향우회의 적극적인 동참을 당부드립니다”라고 적힌 종이를 들고 고향 방문 자제를 호소했다.

이 밖에도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캠페인에 동참한 주민들도 눈길을 끈다.

영지버섯농장 오순기 대표는 “불효자는 옵니다”라는 종이를 들고 부모님의 산소에서 캠페인에 동참했다.

이번 캠페인을 추석 연휴까지 이어가기로 했다.

백선기 칠곡군수는 “이번 추석에는 귀향할 수 없고, 차례를 지낼 수 없다 해도 부모님과 친지, 이웃들과 더 깊은 사랑을 나눌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며 캠페인 동참을 당부했다.



이임철 기자 im72@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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