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시티 대구의 위엄? 대구 대중교통 광고, 의료 일색

발행일 2020-09-27 15:50:42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부기역 24개 중 21개 곳 역사가 의료광고

버스는 중앙통 통과 여부가 핵심, 택시는 독자노선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궜던 대구도시철도 알림판의 모습. 역명 뒤로 의료기관의 이름들이 괄호 안에 기재돼 있다.


대구시가 점점 심해지는 대중교통 적자를 개선하고자 광고 마케팅 강화에 나선 가운데 광고 대부분이 의료 분야에 집중된 것으로 확인됐다.

일각에서는 메디시티 대구의 명성을 증명하는 대목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무분별한 의료 광고로 인한 부작용도 우려되는 실정이다.

대구도시철도 1·2호선 58개 역사 중 24개 역사에서 역명 부기명 광고를 하고 있다.

특히 24곳 중 21곳의 역사의 광고가 의료 관련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하철역의 입지에 따라 광고비용도 차이를 보였다.

가장 역명이 비싼 곳은 예상대로 ‘반월당역’이다.

3년 기준으로 비용이 7천800만 원에 달했다.

‘중앙로역’(7천700만 원), ‘동대구역’(7천500만 원) 등이 뒤를 이었다.

가장 저렴했던 곳은 ‘반고개역’(6천240만 원)이었다.

광고량의 경우 역사마다 큰 차이를 보였다.

1·2호선의 환승역이자 도시철도에서 가장 이용객이 많은 반월당역의 경우 광고가 30개 이상 걸려 있었다.

벽면과 측면 및 에스컬레이터 등 광고물을 부착할 수 있는 장소에는 모조리 광고로 도배됐다.

반면 상대적으로 이용객이 적은 1호선 안심역, 2호선 인당역 등은 부기명은커녕 역사 내 광고도 거의 없어 대조를 이뤘다.

시내버스 광고도 노선에 따라 광고비용이 천차만별이다.

‘중앙통’을 지나느냐 지나지 않느냐에 따라 비용차이가 컸다.

시내버스 랩핑 광고의 경우 1대당 월 50만 원이 평균이지만, 중앙로를 지나는 버스들은 70만 원선까지 올라간다.

반면 택시를 통한 광고는 도시철도·버스와는 다르게 운영된다.

택시 광고는 지자체 등 공익 광고와 상업 광고로 구분한다.

공익 광고는 지자체에서 농산물 홍보나 축제 광고 등을 내는 것으로 단가가 높아(월 5만 원가량) 기사들의 부수입으론 제법 쏠쏠한 편이다.

상업 광고는 광고 회사에서 기사들을 모집해 병원, 학원 등에서 수주해 온 광고를 차에 붙여주고 비용을 받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비용은 기사 당 월 1만5천 원~2만 원선이다.

대중교통 광고의 경우 특정 지역 타깃 마케팅으로 효과가 좋은 만큼 단가가 비싸다 보니 광고비용에 비해 가성비가 좋은 의료 분야로 쏠릴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쏟아지는 광고에 대한 피로감과 부작용도 나온다.

시민의 시선을 끌기 위해 자극적인 문구와 색깔 위주로 광고를 한 탓에 시각적 피로감이 커진다는 것.

또 의료기관에 대한 과다 및 허위 광고에 대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이에 따른 부작용과 피해가 우려되는 실정이다.

도시철도 관계자는 “광고주 입장에서도 아무래도 홍보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는 도심 역사 쪽을 선호하고 있다”며 “광고 내용 등은 이미 지자체 등의 검증을 거치기 때문에 큰 우려는 하지 않지만 예기치 못한 부작용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저작권자ⓒ 대구·경북 대표지역언론 대구일보 .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