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철도, 시내버스 등 대구지역 대중교통의 운영 적자가 눈덩이처럼 커지자 역사와 차량 등 시설 내외부 상업광고 유치를 통해 경영 위기를 타개하려는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다.

올해 대구지역 도시철도, 버스 등의 운영적자는 사상 최대 규모인 4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시민의 혈세가 투입되는 대중교통의 경영합리화는 당연히 추진돼야 한다. 그러나 수익 못지않게 매일 이용하는 시민들이 편안하고 안락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대구도시철도공사는 지난해 48억3천800만 원의 광고 수익을 기록했다. 4년 연속 증가했다고 한다. 공사 측이 광고 수주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는 반증으로 해석된다.

현재 대구도시철도 1, 2호선의 58개 역 중 역이름 부기(附記)광고는 24개 역에서 시행되고 있다. 부기광고는 공식 역이름 옆에 상업성 광고 시설의 이름을 병기하는 형식으로 이뤄진다. 역이름 부기광고를 하지않는 3호선은 전동차 측면에 랩핑광고를 한다.

도시철도는 역사벽면, 기둥, 게시판, 환승방향 안내 조명판 등 이용객들의 눈길이 닿는 곳은 모두 광고판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용객이 많은 도심 역사는 어느 한 곳 빼꼼한 구석이 없을 정도다. 전동차 내 안내방송에도 광고가 들어간다.

시내버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좌석과 차체 벽면 등 내부 곳곳에 광고가 부착돼 있다. 차량 외부 측면과 뒷면에도 광고가 붙는다. 버스 승강장도 예외가 아니다.

상업광고는 시선을 끌기 위해 자극적인 문구와 색상으로 광고를 제작하는 경우가 많아 문제가 되곤 한다. 지나치게 튀는 광고는 시민들의 눈을 쉽게 지치게 한다. 보기 싫은 광고를 보지 않을 권리도 있다. 눈만 뜨면 대중교통 시설에 설치된 광고판이 보이니 피곤하다.

성형 등 일부 광고의 경우 소비자를 현혹하는 과장·허위광고가 사회적 문제가 되기도 했다. 대중교통은 공공시설이다. 경영과 이용환경 개선의 조화가 중요하다.

이용하는 시민들이 편안하게 대하고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광고의 품격을 유지할 수 있도록 내용은 물론이고 색상, 글자 크기 등을 세세하게 규제할 필요가 있다.

현재 도시철도의 경우 의료분야 광고가 주를 이룬다. 메디시티 대구의 특성을 반영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다른 분야의 광고가 적은 것은 바닥권을 벗어나지 못하는 지역경제의 한 단면인 것 같아 씁쓸함을 금할 수 없다.

공공시설 상업광고의 게재 기준을 정비하고 시스템 상 허점은 없는지 점검해야 한다.



지국현 기자 jkh8760@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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