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라! 우리학교 운동부〈8〉경북공고 레슬링부

▲ 1976년 창단된 경북공업고등학교 레슬링부는 황상호 감독을 중심으로 15명의 선수들이 함께 하고 있다.
▲ 1976년 창단된 경북공업고등학교 레슬링부는 황상호 감독을 중심으로 15명의 선수들이 함께 하고 있다.


▲ 경북공업고등학교
▲ 경북공업고등학교
경북공업고등학교 레슬링부는 1976년 창단된 운동부로 그동안 전국대회에서 수많은 성과를 거뒀다.

선수단 구성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지도진과 학부모, 선수가 모두 하나가 돼 그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훈련 또 훈련으로 성장한다

경북공고 레슬링부의 훈련장은 늦은 밤에도 늘 불 켜져 있다.

선수들이 이른 새벽부터 야간까지 훈련에 매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훈련 과정에서 선후배와 사제지간 사이가 돈독해지고 특히 선배가 후배들의 기술적 시정이나 조언을 해주는 점은 경북공고 레슬링부의 숨은 힘이다.

지도진은 선수들의 기술지도와 인성교육에 노력하고 있다.

지도진에게는 훈련 중 흘리는 선수의 땀방울이 헛되지 않도록 끊임없는 방안을 모색하는 게 숙제다.

현재 경북공고 레슬링부의 소속 선수는 모두 15명이다.

사립학교의 특성상 같은 재단인 경구중에서 올라오는 선수를 모두 받아 육성하고 있다.

감독으로는 경북공고 졸업생인 황상호 감독이 역임하고 있다.

황 감독은 레슬링을 전공해 국가대표로만 7년 이상을 지녔다.

1994년 일본 히로시마 아시안게임과 1996년 미국 애틀란타 올림픽에도 출전했다.

코치는 곽민재 교사가 맡고 있으며 경북공고 출신이다.

경남대를 졸업해 함평군청 실업팀에서 선수 활동을 하다가 후배이자 제자들을 가르치고 싶은 마음에 실업팀을 그만두고 2008년부터 레슬링부에서 지도를 맡고 있다.

레슬링은 극한의 훈련을 필요로 하는 종목이다.

그렇기 때문에 고강도로 진행되는 훈련 과정은 피할 수 없는 관문이다.

경북공고 레슬링부는 저학년 때부터 당장 입상을 하겠다는 근시안적인 생각을 버리고 짧게는 2~3년, 멀리는 국제대회까지도 보는 원시안적인 생각으로 학생지도를 해오고 있다.

경북공고 레슬링부의 훈련법은 크게 3가지 단계로 나눠 진행된다.

1단계는 선수 본인의 경기 영상을 반복적으로 보게 하는 방법이다.

스스로 경기를 여러 번 시청하면서 장·단점을 찾고 파악하도록 한다.

2단계는 영상으로 확인한 부분들을 확인한 후 보완하는 과정이다.

선수의 강점은 더욱 높은 강도의 훈련을 통해 강화시키고 부족한 부분은 지도진과 논의해 수정해나간다.

3단계는 한달에 한 번 연습경기를 진행해 변화된 점을 재확인한다.

경기를 통해 영상 촬영 이전의 모습과 이후 보완한 모습을 비교한다.

지도진은 1단계와 2단계의 차이를 확인해 선수가 발전할 수 있는 방향으로 유도하고 있다.



▲ 경북공고 레슬링부는 강도 높은 훈련을 통해 선수 육성을 하고 있다. 선수들이 목 강화 훈련을 하고 있는 모습.
▲ 경북공고 레슬링부는 강도 높은 훈련을 통해 선수 육성을 하고 있다. 선수들이 목 강화 훈련을 하고 있는 모습.


◆무한 애정과 관심 속 레슬링부

경북공고는 레슬링부를 위한 각종 지원에 앞장서고 있다.

대구시교육청을 비롯해 대구시레슬링협회, 레슬링에 관심이 높은 기업 및 단체와 협업해 각종 지원을 받고 있다.

레슬링부는 한해 9천여만 원의 운동부 운영비를 지원받고 있다.

운동부 운영비(8천여만 원)를 통해 선수들이 대회 출전 시 경비나 훈련 과정에서의 식비, 훈련용품 등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에서는 시교육청으로부터 특별목적사업비(2천100만 원)를 지원받아 훈련장의 매트를 모두 교체했다.

대구시레슬링협회에서 매년 지원하는 380여만 원은 훈련에 필요한 용품 구입비로 활용하고 있다.

늘 레슬링부에 관심을 가지고 뒷받침해주는 오무전력 김성호 대표는 해마다 240만 원을 후원하고 있다.

10여 년 동안 후원한 김 대표는 이외에도 훈련지원비와 선수장학금으로 2천여만 원을 부담했다.

아낌없는 지원에 있어 경북공고 출신인 대구시레슬링협회 송영수 부회장(우창건설 대표)을 빼놓을 수 없다.

선수장학금으로 1천500만 원을 모교에 기탁했다.

이 장학금은 전국체전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뒀거나 졸업 시 최우수 선수를 대상으로 지급된다.



▲ 레슬링 유형 중 하나인 그레코로만형에 속하는 선수들이 연습 경기를 하고 있다.
▲ 레슬링 유형 중 하나인 그레코로만형에 속하는 선수들이 연습 경기를 하고 있다.


◆화려한 성적에 뛰어난 선배들

선배들의 든든한 지원 속에 경북공고 레슬링부는 그 역사만 44년째 이어가고 있다.

1976년 당시 김칠용 교감이 창단했고 최근 5년간 주요 성적을 본다면 전국레슬링대회에서 금메달 51개, 은메달 27개, 동메달 43개를 획득했다.

최근 전국체전에서는 5년 동안 금메달을 한 번도 놓친 적이 없다.

경북공고 출신의 선수들도 많다.

1990년 시진철이 북경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냈고 정순원은 1993년 세계선수권대회의 은메달리스트다.

경북공고 황상호 레슬링부 감독은 1994년 히로시마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을, 1997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0년대에 들어서도 메달 행진은 계속 됐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김관욱이 동메달을 거머쥐었다.

이후 황상호 감독의 지도를 받은 류한수 선수가 각종 대회에서 최정상을 달렸다.

2015년 세계선수권대회와 2017년 세계선수권대회, 2018년 자카르타아시안게임에서 모두 금메달을 획득했다.

경북공고 남호준 교장은 “시교육청, 협회, 총동문회 등 각계각층에서 모교 레슬링부를 지원해주고 그 금액은 모두 선수 육성에 쏟아붓고 있다”며 “내부에서도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선수의 훈련에 적합한 환경을 조성해주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 레슬링 유형 중 하나인 그레코로만형에 속하는 선수들이 연습 경기를 하고 있다.
▲ 레슬링 유형 중 하나인 그레코로만형에 속하는 선수들이 연습 경기를 하고 있다.




◆경북공고 레슬링부 5인방

▲ 김한겸
▲ 김한겸
주장 김한겸(3학년)

체형 및 체급: 그레코로만형 97㎏

신체조건: 178㎝, 100㎏

장점: 탁월한 근력과 유연성이로 서있는 상태의 엉치걸이 기술이 좋음.

목표: 체육교사가 목표



▲ 이효준
▲ 이효준
이효준(3학년)

체형 및 체급: 그레코로만형 87㎏

신체조건: 184㎝, 90㎏

장점: 큰 키를 이용한 엉치걸이 기술

목표: 세계정상에 서고 싶다.



▲ 배준화
▲ 배준화
배준화(2학년)

체형 및 체급: 그레코로만형 130㎏

신체조건: 177㎝, 119㎏

장점: 서있는 상태의 안아 넘기기 기술이 좋음.

목표: 국가대표 선수가 되고 싶음.



▲ 이정민
▲ 이정민
이정민(1학년)

체형 및 체급: 그레코로만형 77㎏

신체조건: 173㎝, 77㎏

장점: 뛰어난 근력과 체력이 특징.

목표: 국가대표로 국위를 선양하고 싶음.



▲ 신서원
▲ 신서원
신서원(1학년)

체형 및 체급: 그레코로만형 55㎏

신체조건: 175㎝, 55㎏

장점: 옆굴리기 기술이 좋음.

목표: 단기적으로는 고3 전관왕이고 한국체대를 진학하고 싶다.









◆감독 인터뷰

▲ 경북공고 황상호 감독
▲ 경북공고 황상호 감독
“레슬링이 육제적으로 매우 힘든 종목이지만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신념으로 선수들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체력을 강조하는 경북공고 황상호 감독은 선수별 맞춤형 훈련을 중요시하고 있다.

황 감독은 “강인한 체력을 기르기 위해서 선수마다 체형과 특성에 맞는 맞춤형 훈련을 하고 있다”며 “사람과 사람이 부딪혀 승리해야 하는 레슬링의 특성상 일정한 체력을 유지하면서 그 역량을 지속적으로 키우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1990년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심권호 선수와 한솥밥을 먹었던 국가대표 출신 황 감독은 레슬링 선수에게 가장 필요한 자질로 ‘많은 근력’을 꼽았다.

근력을 바탕으로 유연성과 센스라는 3박자를 갖춘다면 세계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는 것.

그는 “3가지 요소를 모두 갖추기는 매우 어렵지만 충족만 할 수 있다면 세계 정상에도 오를 수 있는 기본 자질을 갖게 된다”며 “특히 센스라는 요소는 국가대표 시절에도 몰랐으나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뒤늦게 알게 됐을 정도로 터득하기 어렵고 결국 많은 훈련량만이 실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수많은 제자 중 특출한 실력을 보였던 선수는 류한수(현 국가대표)다.

2015·2017년 세계선수권대회와 2018년 자카르타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휩쓴 선수다.

황 감독은 “뛰어난 실력으로 각종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선수”라며 “현재 경북공고의 선수들과 끊임없이 훈련해 류한수와 같은 뛰어난 선수들이 다수 나와 학교의 위상을 높이고 싶다”고 전했다.

끝으로 황 감독은 후배이자 제자인 선수들의 늘 달고 사는 부상을 걱정했다.

황 감독은 “내년 3월 대한레슬링협회장기대회에 참가할 예정으로 오는 12월부터 체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동계훈련을 시작할 예정”이라며 “격한 움직임 때문에 부상이 유독 많은 종목이다. 다치지 않고 주어진 목표를 향해 함께 달려가 경북공고의 명성을 다시 한번 드높일 수 있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김종윤 기자 kjyun@idaegu.com
저작권자 © 대구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