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김장 포기합니다.. 천정부지 치솟은 배춧값에 발동동

발행일 2020-10-06 18:56:52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태풍, 장마, 우천 등으로 배추값 1포기 1만3천 원으로 급등

소외계층 지원 ‘김장 담그기 행사’ 코앞, 지원 규모 줄이거나 대체재 마련될 수도

대구 남구의 한 전통시장에서 판매되는 배추.
배춧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김장을 담그는 가정 뿐 아니라 소외계층에게 김치를 나눠주던 단체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배추나 양념재료까지 줄줄이 올라 김장 비용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김장을 포기하거나 김치를 대신해 도시락이나 다른 반찬을 찾는 모습이 보인다.

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대구·경북지역본부에 따르면 이날 동구 전통시장에서 판매되는 배추 1포기는 1만3천 원이다. 지난달(9천 원)보다 44.4%, 지난해(8천250원)보다는 57.5% 폭등했다.

김치 부재료들도 줄줄이 오름세로 김장을 하는데 만만치 않은 가격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풋고추는 1천500원으로 지난해(925원)보다 62.1%가량 올랐다. 무(1개)는 3천500원으로 지난달(3천 원)보다 16.6%, 지난해(2천850원)보다 22.8% 비싸졌다.

사정이 이렇자 김장 포기를 선언하는 주부들도 나온다. 주부 김모(31·여)씨는 “요즘 배추 1포기를 사는데 손이 떨린다. 비싼데다 상품성도 좋지 않다”며 “올 겨울 김장은 포기했다”고 토로했다.

매년 연말 큰 규모로 지역 취약 계층에게 사랑의 김장나눔행사를 펼치고 있는 대구적십자사는 지난해 김장김치 1만3천200㎏을 담궈 취약계층 1천320세대에 1세대 당 10㎏씩 나눴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 탓에 행사 개최가 미정인데다 김치를 제공할 지에 대해서도 불투명하다.

대구적십자사 관계자는 “코로나로 인해 행사를 열지 않더라도 다른 방법을 찾아 김치를 제공할 예정이나 지난해보다 가격이 급격히 올라 규모를 줄일지 김치 대신 도시락 나눔이나 다른 반찬을 제공할지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구별 소외계층에게 김장 나눔을 하고 있는 자원봉사센터도 마찬가지다.

남구 자원봉사센터 관계자는 “올해는 배춧값 뿐 아닌 고추 등 김치에 들어가는 양념재료도 줄줄이 비싸졌다”며 “한정된 예산으로 취약계층에게 제공해야하기 때문에 개인에게 제공하는 김치양을 줄이게 될 것 같다”고 했다.

대구시가 지난 5일 주요 전통시장 8개의 배춧값을 조사한 자료에서도 배추(2㎏) 평균 소매가격은 8천488원으로 지난달(6천946원)보다도 22.2% 급등했다.

aT 관계자는 “아직까지 고랭지 배추만 출하되고 있어 이달 말까지는 가격이 오를 것”이라며 “날씨가 갑자기 추워져 농작물 피해가 클 것으로 보이지만, 다음달부터는 가을배추가 본격 출하되면서 가격이 소폭 떨어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구아영 기자 ayoungoo@idaegu.com
<저작권자ⓒ 대구·경북 대표지역언론 대구일보 .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