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소비자 70~80% 현재 거래 관행에 문제있다 느껴||대구지역 중고차 업체들 불안

▲ 13일 오전 어느 중고차 시장. 연합뉴스
▲ 13일 오전 어느 중고차 시장. 연합뉴스


현대자동차가 중고차 시장 진출을 공식 선언하면서 대구지역 중고차업계와 소비자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중고차업계는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로 생계에 위협을 받고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소비자들은 투명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며 반기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8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중고차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대구시자동차매매사업조합에 따르면 대구지역 중고차업체는 700여 개소, 관련 종사자는 5천여 명이다. 현대자동차의 중고차 진출이 확정되면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중고차업계 종사자들은 차분히 추이를 관망하고 있지만 불안한 모습이 역력했다.

10년째 중고차 영업을 하고 있는 김수현(43‧달서구)씨는 “SK엔카나 롯데오토옥션 등 이미 대기업들이 진출해 있는데 현대자동차까지 가세한다면 경쟁이 더 치열해져 버티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하며 한숨을 쉬었다.

반면 소비자들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중고차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하고 있는 가운데 대기업이 중고차 시장에 진출하면 믿고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다는 믿음에서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해 11월에 발표한 ‘중고차 시장에 대한 소비자 인식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6.4%가 ‘국내 중고차 시장은 불투명·혼탁·낙후됐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고차 시장에 대기업 신규 진입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1.6%가 ‘긍정적’이라고 답해 ‘부정적’으로 답변한 응답자(23.1%)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중고차 구매를 고민하고 있는 남주현(수성구‧33)씨는 “인터넷상에 중고차 구매에 대한 좋지 않은 글들이 많아 중고차 구입을 꺼리고 있었다”며 “현대자동차가 직접 중고차를 관리하고 판매하면 그만큼 시장이 투명해 질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했다.

적절한 중재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구시자동차매매사업조합 최육식 조합장은 “BMW와 벤츠 등의 브랜드는 해외에서 딜러에게 신차 판매권과 중고차 판매권을 같이 준다”며 “생계가 달려있는 종사자들이 있는 시장에 대기업이 일방적으로 진출하는 것이 아닌 시장 종사자들과 대기업이 상생하는 모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고차 판매업은 지난 2013년 중소기업 적합 업종으로 지정돼 지난해 초 기한이 만료됐다.

이후 중고차업계가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진출을 제한하는 생계형 적합 업종 지정을 신청했다. 하지만 동반성장위원회는 지난해 11월 부적합 의견을 내면서 대기업이 중고차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마지막 단계에 접어들었다. 현재 중소벤처기업부의 결정만 남은 상태다.







권종민 기자 jmkwon@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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