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대구 도심 질주하는 ‘전동 킥보드’…무면허인 중·고생 악용

미성년자, 부모 운전면허 사진 촬영해 무단으로 도용하기도
지역 곳곳에 무방비로 비치돼 사실상 관리감독 부실

지난 17일 오후 8시께 북구 칠성동의 한 가게 앞에서 여중생 3명이 전동 킥보드를 이용하기 위해 서 있는 모습.


대구에서 공유 전동 킥보드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운전면허가 없는 미성년자도 쉽게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나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 도로교통법상 전동 킥보드는 오토바이와 같은 원동기장치자전거로 분류돼 원동기장치자전거 면허를 보유하거나 운전면허증을 소지해야 한다.

지난 17일 오후 8시께 북구 칠성동의 전동 킥보드가 놓인 한 가게 앞.

여중생 3명이 머리를 맞대고 휴대전화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다름 아닌 전동 킥보드 앱 가입을 위해 미리 찍어둔 한 성인의 운전면허증 사진을 대조하며 등록하고 있었다.

운전면허를 보는데 익숙지 않자 지나가는 행인에게 “사실 학생인데 운전면허를 이렇게 등록하면 되는 게 맞나요?”라고 묻는 대범함을 보이기도 했다.

한 여중생은 “요즘 학생들은 다 이렇게 해서 타고 다닌다”며 “보통 부모님 면허사진을 휴대 전화로 찍어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학생들에게 안전 장비는 없었다.

탑승 시 안전 장비가 의무며 인도와 자전거 도로에서 주행이 불가능하다.

무면허일 경우 단속 대상에 해당돼 범칙금 30만 원이 부과된다. 안전모 미착용 2만 원, 차로 미준수 4만 원, 음주와 흡연 등도 범칙금이 부과된다.

최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서범수(국민의힘) 의원이 국민권익위원회와 경찰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동킥보드 관련 민원은 2016년 290건에서 올해(지난 7월 기준) 1천951건으로 크게 늘었다.

문제는 사실상 공유 전동 킥보드에 한정된 법안이 없어 단속 및 관리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안전 사각지대로 전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씽씽, 빔 등 현재 4개 업체에서 총 1천50여 대의 전동 킥보드를 운영하고 있다.

길거리에서 간단한 인증 절차만 거치면 누구든 탑승할 수 있다.

이용 방법이 너무나 간단하다. 앱을 다운로드한 뒤 회원가입, 운전면허증을 등록하고, 카드 등록만 하면 누구나 어디서든 탈 수 있다.

성인의 운전면허증을 가진 청소년이라면 도로 곳곳에 놓인 전동 킥보드를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다.

하나의 계정으로 청소년 여러 명이 공유하기도 하고, 2인 이상이 탑승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오는 12월10일부터는 도로교통법 개정으로 운전면허가 없는 13세 이상이면 누구나 탈 수 있어 안전사고의 위험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대구시 관계자는 “전동 킥보드 법안이 내년 하반기에 제정되도록 국회에 올라가 있다. 또 이달부터 시와 구·군, 경찰이 합동해 시민들에게 안전 운행 및 도로 규칙 준수 등 계도를 진행 중”이라며 “올해 안으로는 운전자 가이드라인 부착, 안전모 보관함 설치, 운행속도 하향 등 자체적인 조례를 만들어 대비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구아영 기자 ayoungo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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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아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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