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통신설비 공사가 30억 원 부풀려...경찰에 고소||공단 소위, 공사한 대기업

▲ 대구염색공단 전경.
▲ 대구염색공단 전경.
대구염색산업단지 관리공단(이하 대구염색공단)이 2016년 실시한 150억 원 규모의 통신설비공사에서 공사비 수십억 원을 부풀린 사실이 드러나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염색공단 노조와 입주업체들은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18일 대구염색공단 통신설비공사 진상조사 소위원회(이하 소위원회)에 따르면 자체조사 결과 2016~2017년 실시한 150억 원 규모의 통신설비공사에서 공사비 수십억 원이 부풀려 진 사실을 확인하고 지난 5월 대구 서부경찰서에 설계·감리업체와 당시 공단 담당직원 등을 고소했다.

소위원회는 앞서 지난해 11월에는 공사업체인 대기업 A사를 사기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으나 증거불충분 등으로 불기소 처리됐다.

그러나 소위원회는 지난 8월 말 A사가 대구염색공단 관련부서 직원에게 발송한 담합을 의미하는 내용의 이메일을 공단 내부 컴퓨터에서 찾아내고, 이를 증거로 지난달 서울고등법원에 A사를 재조사해달라며 재정신청을 했다.

소위원회는 또 이달 중으로 공정거래위원회에 A사를 입찰방해 및 담합 혐의로 조사를 의뢰할 계획이다.

소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3월 대구염색공단 정기이사회에서 공사비 부풀리기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그해 6월 입주업체 대표 등 5명으로 구성된 소위원회가 꾸려져 3개월 동안 자체조사를 벌였다

조사결과 소위원회는 공사비 150억 원 중 32억 원이 과대 지출된 것을 확인했다. 공사에 사용된 앙카볼트가 당초 설계와 다른 규격이 사용됐으며 전선관 지지대 수량도 공사과정에서 줄었다. 감리보고서도 일부 허위로 작성됐으며 공사 입찰과정에서 담합 등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했다.

소위원회 관계자는 “조사결과 150억 원이 투입된 통신설비공사에서 30억 원이 넘는 돈이 부풀려졌으며 대기업이 담합을 통해 입찰 받은 정황도 드러났다”며 “경찰 등 사법당국에서 면밀히 조사해 잘못된 점을 바로잡아야한다”고 강조했다.

전국공공운송노동조합 대구염색공단지부 관계자는 “면밀한 수사와 재판을 통해 잘못된 사항을 명명백백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주형 기자 leejh@idaegu.com
이동현 기자 leedh@idaegu.com
저작권자 © 대구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