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라! 우리학교 운동부〈9〉경덕여고 사격부

발행일 2020-10-20 20:00:00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빛나라! 우리학교 운동부〈9〉경덕여고 사격부

경덕여고 사격부는 변성욱 감독과 김미숙 코치, 총 5명의 선수가 활동하고 있다. 정상화 교장(왼쪽 첫 번째)과 선수들, 김 코치(오른쪽 두 번째), 변 감독(오른쪽 첫 번째) 모습.
대구 경덕여자고등학교
대구지역 고등학교 중에 34년 전통의 여자 사격부가 존재한다.

대구 경덕여자고등학교 사격부다. 선수들은 매일 자신과의 싸움을 통해 한 걸음씩 전진하고 있다.

선수들이 뛰어난 실력을 갖추기까지 그들만의 훈련 방법과 경덕여고 사격부의 화려한 역사 및 미래에 대해 알아본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자

경덕여고 사격부는 변성욱 감독과 김미숙 코치, 총 5명의 선수(3학년 심예림·이선영·차향기, 2학년 박아람, 1학년 이정화)가 활동하고 있다.

선수들의 주 종목은 10m 공기권총, 25m 화약권총이다.

최근 5년 동안 경덕여고 사격부의 위상은 남다르다.

전국대회에서 단체전과 개인전을 가릴 것 없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비법은 경덕여고 사격부만의 훈련법에서 찾을 수 있다.

실수를 줄이는 점과 실수한 이후 정신적으로 극복하는 방법을 통해 좋은 성적을 이끌어내는 게 비결이다.

선수들은 훈련 과정에서 매일 자신의 사격 동작을 기록한다.

팔, 다리, 어깨, 호흡을 포함해 사격 시 팔 동작과 시선 처리 등 모든 자세를 남긴다.

이를 통해 성적이 잘 나왔을 당시의 자세를 기억하거나 부족한 부분은 확인 및 보완하는 자료로 활용한다.

훈련 시작 전에는 20여 분의 명상 시간을 갖는다.

훈련 전 생활에서 받은 잡념을 정리하고 사격에 집중할 수 있는 정신적 환경을 만든다.

이후 공격발이라는 빈총 쏘기를 30~40분 한다.

납탄(총탄)이 없는 사격총을 쏘며 자세를 다잡고 사격 준비를 한다.

사격 시에는 주변에 음악을 켜 일부러 잡음을 만든다.

시합 도중 관중 소리나 음악 소리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동일한 상황을 조성하기 위해서다.

경덕여고 김미숙 사격부 코치는 “일반계 고등학교의 특성에 맞게 학교 운동부를 운영 중이고 정규수업을 충실히 참여하고 방과 후 시간을 활용해 훈련한다”며 “집중적인 사격훈련을 통해 선수의 열정과 열의가 높고 짧은 시간 동안 집중력이 높아 기량 향상에 오히려 도움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경덕여고 사격부는 현재 전국대회에서 단체전과 개인전 모든 유형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팀이다. 선수들이 학교 훈련장에서 훈련하고 있는 모습.
◆선수 육성 환경 만들어야

경덕여고 사격부는 공기권총 10m 훈련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매주 토요일에는 북구 대구사격장으로 장소를 옮겨 25m 화약권총 훈련을 병행하고 있다.

학교의 지원도 적극적이다.

사격부는 매년 3천만 원의 예산으로 살림을 꾸린다.

학교 예산 1천500만 원과 대구시교육청에서 1인당 300만 원씩 총 5명 1천500만 원이다.

사격에 필요한 주요 장비로는 일반적으로 공기권총과 사격화(신발) 등이다.

학교에서 공기권총과 사격화를 모두 제공한다.

공기권총은 독일 제품으로 한 자루당 250만 원 선이며 사격화는 30만 원 정도다.

경덕여고 사격부는 실제로 대결을 치르는 대회장과 똑같은 환경을 선수들에게 만들어주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그동안 수동이었던 사격부의 9개 사로(사격 표적 장비)를 전자 장비로 교체해왔고 지난해 마지막 남은 수동 장비를 전자화하면서 모두 바꿨다.

올해 연말에는 실제 대회장 밝기보다 낮은 학교 훈련장의 형광등 조명을 모두 LED로 교체할 예정이다.

경덕여고 정상화 교장은 “점차 줄어드는 학생 선수 수를 높이기 위한 환경 조성과 적극적인 홍보로 학생들이 사격부로 유입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계획 중”이라며 “현재 경덕여고 사격부는 전국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고 앞으로 이를 유지하기 위한 선수 육성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힘쓸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열린 제100회 전국체육대회 사격 공기권총에서 경덕여고 사격부 3학년 배소연과 2학년 심예림이 단체전 3위와 개인전 3위라는 성적을 기록했다.


◆우수 성적은 현재진행형

경덕여고 사격부는 개교 5년째인 1986년에 교기로 지정돼 창단됐다.

사격부는 창단 당시부터 10m와 25m를 주 종목으로 정해 운영됐다.

당시 학교 건물 옥상에 사격장을 준공해 훈련했고 동·하계 훈련 시에는 동구 불로동 봉무사격장을 활용했다.

경덕여고 사격부의 첫 성적은 1990년 제20회 회장기 전국여성사격대회에서 3위 기록이었고 이를 계기로 여러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같은 해 제71회 전국체육대회의 사격공기권총 부문에서 단체전 3위와 개인전 1위의 뛰어난 성적을 거두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990년 71회 전국체육대회 개인전 1위의 주인공인 김미숙 선수는 현재 본교 사격부 코치로 활동하고 있다.

2003년에는 인천시립종합사격장에서 열린 제4회 미추홀기 전국중·고사격대회 공기권총 여고부 단체전에서 우승해 13년 만에 전국대회를 제패했다.

이 해는 경덕여고 사격부의 성적이 가장 돋보였던 해로 제33회 봉황기전국사격대회 단체전, 제32회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 사격대회 단체전, 제84회 전국체전 여고 공기권총 단체전에서 모두 우승을 만들어냈다.

이후 2016년 김원태 전 감독과 김미숙 코치가 부임하면서 옛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노력을 한 결과 2018년 제47회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 제48회 봉황기 전국사격대회, 제44회 회장기 전국중·고등학생사격대회에서 모두 단체전 우승해 3관왕을 차지했다.

명실상부 최고의 여고 사격부로 통했던 경덕여고는 현재도 그 영광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변성욱 감독으로 교체된 뒤 제100회 전국체육대회 사격 공기권총에서 3학년 배소연, 2학년 심예림 학생이 참여해 단체전 3위, 개인전 3위 입상을 했다.

올해도 지난 9월 창원에서 열린 제49회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 전국학생사격대회 25m 화약권총 단체전 3위와 개인전 2위의 성적을 거뒀다.

지난해 제45회 회장기 전국중·고등학생사격대회 10m 공기권총 단체전 2위 입상 모습.


◆경덕여고 사격부 5인방

심예림
①주장 심예림(3학년)

-종목: 10m 공기권총, 25m 화약권총(국가대표 상비군)

-주요 입상실적: 2019년 제45회 회장기 전국중·고등학생사격대회 25m 화약권총 1위, 제28회 경찰청장기 전국사격대회 25m 화약권총 1위

-장점: 사로에 들어섰을 때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단순하게 생각해 실수하더라도 다음 격발에서 정상적인 행위를 할 수 있는 것.

이선영
②이선영(3학년)

-종목: 10m 공기권총, 25m 화약권총

-주요 입상실적: 2019년 제4회 대구시사격연맹회장배 25m 단체전 1위

-장점: 긍정적인 성격으로 경기중 실수를 잘 극복하는 편이고 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함.

차향기
③차향기(3학년)

-종목: 10m 공기권총, 25m 화약권총

-주요 입상실적: 2019년 제4회 대구시사격연맹회장배 25m 단체전 1위

-장점: 경기중 본인의 행동을 추적하고 메모해 부정적인 행위를 줄이고 실전 경기력 향상을 위한 자신만의 훈련법을 잘 활용함.

박아람
④박아람(2학년)

-종목: 10m 공기권총, 25m 화약권총

-주요 입상실적: 2019년 제4회 대구시사격연맹회장배 25m 단체전 1위·개인전 2위, 2020년 제49회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 25m 단체전 3위

-장점: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경기 도중 발생하는 부정적인 행위들을 잘 극복해 나갈 수 있음.

이정화
⑤이정화(1학년)

-종목: 10m 공기권총, 25m 화약권총

-주요 입상실적: 2020년 제49회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 25m 단체전 3위

-장점: 자신의 목표를 명확히 설정하고 그에 따른 열정과 집중력으로 훈련에 임하는 자세가 강점.

◆경덕여고 변성욱 감독 인터뷰

경덕여고 변성욱 사격부 감독
“사격은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야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는 종목이기 때문에 이를 극복하기 위한 집중력 강화 훈련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초 부임한 경덕여고 변성욱 사격부 감독은 사격의 매력과 선수가 가져야 할 마음가짐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사격은 1시간20분 동안 모두 60발을 격발해 600점(1발당 10점) 만점으로 승부가 갈라지는 종목이다.

변 감독은 “사격은 고도의 집중력을 필요로 하는데 최소한의 실수가 좋은 성적으로 이어진다”며 “실수를 하더라도 정신적으로 빨리 회복해 다음 차례에 영향을 주지 않아야 한다. 이를 돕기 위한 훈련을 주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그는 “철저한 개인 종목이다. 선수가 성실하게 훈련한 만큼 성적이 나온다”며 “자신의 한계를 극복해야만 더 높은 수준으로 올라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변 감독이 부임한 이후 각종 대회에서 모두 17회의 입상한 결과를 얻었다. 이 중 2회 우승했다.

변 감독은 “본인 스스로 정한 목표에 도달하고 새로운 방향으로 목표를 설정해 나아가는 모습을 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며 “선수들이 훈련하는 과정에서 너무나 힘들어하는 모습을 지켜봐 왔기 때문에 더욱 공감이 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변 감독은 “올해 전국체육대회의 순연으로 인해 대회 출전을 못 한 아쉬움은 있지만 내년 전국체전을 목표로 준비 중”이라며 “선배들의 노하우를 후배가 이어받고 다시 물려주는 구조가 정착돼 경덕여고 사격부의 명성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김종윤 기자 kjyun@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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