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 생각해 만든 ‘우유클립’으로 시작한 기업 모니.. 세계로 세계로||1인 스타트업

▲ 모니 최준혁 대표가 회사 대표 제품인 ‘우유클립’을 시연 중인 모습.
▲ 모니 최준혁 대표가 회사 대표 제품인 ‘우유클립’을 시연 중인 모습.
“육아를 직접 해 보세요. 아이디어들이 샘솟을 겁니다. 세 명의 공주님이 저희 회사의 ‘보물’이죠.”

착실한 연구소 직원에서 세계적 육아용품 기업 ‘모니’의 CEO로 거듭난 최준혁 대표는 어느새 훌쩍 커버린 딸들을 생각하면 고마울 뿐이다.

‘모니’의 역사는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신소재 개발 연구소에 근무 중이던 최 대표는 당시 세 명의 ‘공주님’ 출산으로 일과 육아를 병행하며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평범한 ‘직딩’ 아버지를 창업 전선으로 끌어들인 것은 어느 날 딸아이가 우유를 바닥에 쏟으면서부터다.

여느 부모였다면 우유를 흘린 아이를 혼내기 바빴겠지만, ‘이공계’ 유전자가 탑재된 최 대표는 달랐다.

‘아이가 왜 우유를 쏟았을까’에 몰두했고, 고민 끝에 우유가 냉장제품이라 팩 겉면이 차가웠고, 빨대가 고정돼 있지 않아 흔들리다 보니 쏟을 확률이 높았다고 결론지었다.

이어 아이가 팩 겉면을 잡지 않고 빨대가 고정된다면 아이들이 우유를 쏟지 않을 것이라는 합리적 추론으로 귀결됐다.

고민은 어느새 창업 아이디어로 변했고, 그의 ‘신선한’ 아이디어는 그해 열린 대구 발명 콘테스트에서 대상을 받으며 인정받았다.

▲ 우유를 바닥에 쏟은 딸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개발한 모니의 대표 제품 ‘우유클립’의 사용 모습. 모니 제공.
▲ 우유를 바닥에 쏟은 딸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개발한 모니의 대표 제품 ‘우유클립’의 사용 모습. 모니 제공.
대상 수상과 함께 받은 특허지원금으로 그는 곧바로 창업 전선에 뛰어들었고, 1인 스타트업 기업을 창업했다.

단순 아이디어가 제품으로 탄생해 판매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제품에는 자신이 있었지만, 디자인이나 판매 쪽은 문외한이었기 때문이다.

그때 도움의 손길을 내민 것은 바로 대구경북디자인센터.

최 대표는 “당시 좋은 제품임에도 포장이 마음에 안 들어 구매까지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며 “디자인의 중요성을 새삼 깨달았고 센터에 도움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모니의 아이디어와 센터의 디자인 지원이 합쳐지자 회사도 승승장구하기 시작했다.

모니 제품의 특징은 ‘기능성’ 위에 ‘디자인’을 입혔다는 것이다.

보통 ‘예쁜’ 제품들이 정작 사용하면 불편한 경우가 많지만, 모니의 제품은 그 반대로 실용성이 최우선이다. 여기에 디자인까지 더해지자 판매에도 불이 붙었다.

최초 작품인 ‘우유 클립’부터 현재 대표 제품인 ‘모니캡’ 등 12개의 제품이 ‘모니’라는 이름을 달고 판매되고 있다.

특이한 것은 현재 모니가 판매 중인 12개 제품이 모두 ‘특허’를 받은 것이다.

최 대표는 “제품을 써 본 분들이 항상 하시는 말씀은 ‘이거 나도 생각했었는데’라는 말이다. 단순한 의문에서 그치지 않았던 것이 오늘날의 모니가 탄생한 비결”이라고 말했다.

수상 실적도 화려하다.

2015년 창조경제대상 슈퍼스타V 대상을 비롯해, 세계 3대 발명전이라는 피츠버그 발명전 유아용품 부분 1위, 아시아 서울국제발명전 대상, 5년 연속 대구시 프리스타기업 선정 등 굵직한 성과만 나열해도 이 정도다.

현재 모니의 제품은 미국, 캐나다, 태국, 인도네시아 등 8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국내에는 없는 단독샵들도 해외에선 쉽게 찾을 수 있을 정도다.

하지만 최 대표는 여전히 배가 고프다.

최 대표는 “음료병, 식기류 위주로 개발하고 있는데 유아 관련 모든 카테고리로 사업영역을 넓혀고 싶다. 아이가 태어나면 ‘모니’에서 시작해서 ‘모니’로 끝날 수 있도록 말이다”라며 “회사의 시작이 우리 아이를 위해서였다. 딸아이를 위해 만든다는 생각으로 믿고 쓸 수 있는 브랜드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 ‘우유클립’과 함께 모니의 대표 제품 중 하나인 ‘모니캡’의 모습. 모니 제공.
▲ ‘우유클립’과 함께 모니의 대표 제품 중 하나인 ‘모니캡’의 모습. 모니 제공.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저작권자 © 대구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