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2020 다문화 한글 백일장-한글로 놀자 심사평

윤일현 대구시인협회장
‘다문화 사회’ 하면 미국을 떠 올린다. 과거에는 미국을 ‘용광로(melting pot)'로 표현했다. 다양한 요소를 녹여 하나의 새로운 문화를 만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각자의 색깔과 모양을 유지하면서 그 조각을 이어 붙이면 새로운 작품이 만들어지는 ’모자이크(mosaic) 사회'를 지향한다. ‘샐러드 볼(salad bowl) 사회'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사과, 토마토, 배, 브로콜리 등의 과일과 야채에 드레싱(dressing) 하면 각자의 고유한 맛을 유지하면서도 전체적으로는 다른 맛과 느낌을 주는 샐러드 같은 사회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도 이미 다문화 사회에 접어들었다. 이주민이 원활하게 정착할 수 있도록 도우면서, 그들이 가진 다양한 장점을 우리 문화에 창의적으로 접목할 수 있는 대책과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달서구다문화가정지원센터가 주최한 ‘2020년 다문화 한글 백일장’은 ‘시화’ ‘수필’ ‘예쁜 글씨 쓰기’ 세 분야로 나누어 작품을 공모했다. 분야별로 수십편씩 응모를 했고 전반적으로 작품 수준도 높았다. 얼핏 봐서는 우열을 가리기가 어려웠다. 출신 국가도 베트남, 캄보디아, 중국, 일본 등 다양했다. 심사위원들은 심사 전에 몇 가지 원칙을 정했다. 출신 국가 안배와 함께 전년도 수상자는 원칙적으로 배제하기로 했다. 수필은 내용의 ‘진정성’과 ‘타인의 도움 없이 자신이 쓴 글’을 고르려고 노력했다. 한수진씨의 작품을 장원으로 뽑았다. ‘시화’와 ‘예쁜 글씨 쓰기’도 수필과 같은 기준을 적용했다. 도몽훤씨와 응웬티투투이씨의 작품을 장원으로 뽑았다. 차상, 차하 수상자 여러분께도 축하를 드린다. 뽑히지 못한 분들도 낙심하지 않으시길 빈다. 앞으로 응모 기회는 더욱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심사위원들은 부모 형제에 대한 간절한 그리움을 안고 살면서도 갖가지 역경을 극복하려고 애쓰는 다문화 식구들의 처절한 노력에 감동했다. 이 가을 모든 다문화 가정이 더욱 행복하면 좋겠다. 다시 한번 출품자 여러분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신헌호 기자 shh24@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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