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1호기 경제성 저평가됐다” 감사 결과 불구 해체는 예정대로 진행

발행일 2020-10-20 17:18:33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지난 2018년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조기 폐쇄가 결정됐던 월성1호기(우측 첫번째)에 대한 ‘폐쇄 타당성 감사’ 결과가 20일 발표됐다. 이날 감사원은 “월성1호기의 즉시 가동중단 대비 계속가동의 경제성이 불합리하게 낮게 평가됐다”는 결론을 내려 탈원전 정책추진에 대한 실효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김진홍 기자.


경제성을 불합리하게 저평가했다는 내용의 감사 결과가 나왔지만 월성 1호기는 예정대로 해체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향배를 결정지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던 감사원의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 조기 폐쇄 결정 타당성 관련 감사 결과가 20일 나왔다.

감사원은 월성 1호기의 경제성이 불합리하게 낮게 평가됐다고 지적하면서도 조기 폐쇄의 타당성에 대한 판단은 감사 한계가 있다는 이유로 내놓지 않아서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 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감사원은 월성 1호기 감사에 대해 조기 폐쇄 결정의 근거가 된 경제성 평가에 일부 문제가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감사원은 이날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결정의 타당성 점검’ 감사 결과와 관련 지난 19일 최재형 감사원장과 5명의 감사위원이 참석한 감사위원회에서 이 같이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2018년 6월11일 A회계법인이 한수원에 제출한 경제성 평가 용역보고서(최종안)에서는 월성 1호기 즉시 가동 중단 대비 계속 가동의 경제성이 불합리하게 낮게 평가됐다”고 설명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한수원과 산업통상자원부는 원전 판매 단가를 실제 판매단가보다 낮게 추정되는 ‘한수원 전망 단가’로 변경토록 해 원전 계속 가동 시 전기 판매 수익이 낮게 추정되도록 했다.

원전 판매단가는 한수원이 원전 발전으로 생산한 전력 1㎾h를 전력 시장에 판매하고 받는 단가를 말한다.

또 감사원은 한수원이 월성 1호기 즉시 가동중단 시 감소되는 인건비와 수선비 등 비용 감소 규모를 과다하게 추정했다고 봤다.

경제성 평가에 반영된 비용 감소 규모가 관련 지침이나 고리 1호기 사례를 볼 때 감소치를 더 높게 잡았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감사원은 한수원 이사들의 경제성 평가 과정이 “배임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검토 결과 한수원 이사들의 조기 폐쇄 의결로 △이사 본인 또는 제3자가 이익을 취득한 사실은 인정되지 않고 △본인 또는 제3자로 하여금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한수원에 재산상 손해를 가할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 외에도 감사원은 산업부 공무원들이 월성 1호기 관련 자료를 삭제하도록 지시하거나 실제로 삭제하는 등의 행동을 해 감사를 방해했다고 전했다.

다만 감사원은 이번 감사결과를 월성 1호기 즉시 가동 중단 결정의 타당성에 대한 종합적 판단으로 보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봤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의 범위에 정부의 에너지 전환정책이나 그 일환으로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월성 1호기 조기폐쇄를 추진키로 한 정책결정은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월성 1호기 즉시 가동중단 결정은 경제성 외에 안전성이나 지역 수용성 등을 종합해 고려한 만큼 경제성 평가를 위주로 이뤄진 이번 감사결과로는 판단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상훈 기자 hksa707@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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