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성지구 재개발에 속한 호암고택 보존 두고 목소리 높아

▲ 대구 중구 인교동에 위치한 삼성 이건희 회장 생가 앞.
▲ 대구 중구 인교동에 위치한 삼성 이건희 회장 생가 앞.
삼성은 대구에서 출발했다.

대구 중구 인교동 북성로에서다.

고 이건희 회장 아버지 이병철 창업주는 1938년 29세의 젊은 나이에 당시 자본금 3만 원과 은행자금 20만 원으로 삼성상회를 건립했다.

삼성상회 500m 인근에는 호암 이병철이 살던 집이 있다. ‘호암고택’이다.

이곳에서 1942년 1월9일 이건희 회장이 태어났다.

이 회장의 별세로 삼성의 발원지인 대구에서 호암고택 보존, 삼성 기념 공간화 등 관광자원화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삼성의 출발, 대구’ 시리즈를 통해 대구와 삼성이 앞으로 보존하고 발굴해야 할 삼성의 역사에 대해 되짚어 본다.(편집자주)



대구시 중구 인교동에 위치한 호암고택은 작고 아담한 한옥집으로, 이건희 회장은 이곳에서 3년가량 유년시절을 보냈다.

1947년 아버지를 따라 서울로 이사를 간 뒤 이 집은 다른 사람에게 팔렸지만 이 회장은 남다른 애착으로 취임 이후인 1990년대 초 호암고택을 재매입 했다.

하지만 최근 재개발로 인한 멸실 위기에 놓여있다.

대구시 중구 서성지구 주택재개발 구역에 속해 빠르면 4~5년 뒤 철거가 진행되기 때문.

27일 중구청에 따르면 서성지구 재개발사업은 중구 서성로1가 52-1번지 일원 7만7천972㎡규모에 1천831세대의 오피스텔과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현재 정비구역 지정 심사 단계다.

대구시와 중구청, 서성지구주택재개발추진위원회 등은 호암고택을 그대로 두고 개발을 진행하려는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상 재개발 총 면적이 5만㎡ 이상이면 일정 구간을 녹지 공간 확보를 위해 대구시나 관할 구청에 기부해야한다. 기부된 땅은 녹지 공간을 위해 공공 공원으로 사용된다.

서성지구의 경우 약 3천㎡(1천 평)의 규모의 땅을 기부해야한다.

서성지구 주택재개발 추진위원회는 대구와 뗄 수 없는 호암고택을 그대로 보존시키기 위해 이 근방을 공공공원으로 조성되게끔 하겠다는 입장이다.

서성지구 재개발추진위원회 유수종 총무는 “이건희 생가는 우리나라의 경제사에 한 획을 그은 분이다. 또 대구 경제 근대화에 기여한 상징물이기도 해 보존을 위한 대안을 생각해낸 결과다”며 “수익성만 따졌을 때 다른 공간을 공원으로 만드는 것이 낫지만 손해를 감수해서라도 대구의 경제 업적을 보존하기 위해 이건희 생가가 포함된 구역을 기부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대구시와 중구청의 입장도 마찬가지다. 역사적 인물이 아니더라도 대구의 경제성장에 큰 획을 그은 인물인 만큼 기념물로 남겨두길 희망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의 입장이 가장 중요하다.

호암고택은 삼성문화재단 소유로, 재개발로 인한 이주, 철거 전 멸실하면 손 쓸 방법이 없다. 재단 측은 말을 아끼고 있다.

서성지구재개발추진위 관계자는 “과거 재개발 추진 초기에 협의 시 삼성이 이건희 회장의 생가 철거를 두고 관광상품화 등 활용 방안에 대해 경계하는 분위기였다. 법적으로 조합이 설립되고 유효한 절차가 진행되면 삼성과 잘 협의를 거쳐 발전적인 방향으로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 대구 중구 인교동에 위치한 삼성 이건희 회장 생가 담벼락에 그려진 벽화.
▲ 대구 중구 인교동에 위치한 삼성 이건희 회장 생가 담벼락에 그려진 벽화.


구아영 기자 ayoungo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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