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37℃인 정상범위 넘어서 33~35℃ 측정돼||고열이라도, 고열 아니라서…그냥 통

▲ 4일 오전 대구시청 로비에 마련된 열감지기에 한 민원인 체온이 35.9℃로 책정되고 있다.
▲ 4일 오전 대구시청 로비에 마련된 열감지기에 한 민원인 체온이 35.9℃로 책정되고 있다.
“삐-빅, 정상 체온입니다.”

5일 점심시간 한 음식점을 방문한 직장인 서모(28·여)씨는 입구에서 비접촉식 체온을 재고는 깜짝 놀랐다.

정상범위보다 낮은 저체온인 35℃가 나왔기 때문. 직원의 안내에 1분가량 후 다시 측정했지만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음식점 직원은 고열이 아니라는 이유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으니 들어가도 된다고 했다.

서씨는 ‘고열도 정상체온으로 나오는게 아닐까’라는 찝찝한 기분을 떨칠 수 없었지만 출입명부 작성 후 음식점 안으로 이동할 수 있었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음식점 및 관공서 등에 설치된 열화상 카메라의 체온 감지기능에 대한 물음표가 잇따르고 있다.

쌀쌀해진 날씨 탓에 열화상 카메라 측정 시 정상 체온보다 낮게 나오는 등 코로나19 의심 환자를 선별이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라는 의문점이다.

대구 중구청 등에 따르면 열화상 카메라를 통해 적힌 민원인들의 체온은 대부분 35℃가량으로 측정됐다. 이들은 고열이 아니라는 이유에서 모두 안으로 출입 가능했다.

남구청도 하루 300~350명의 민원인이 방문하지만 일주일 내 체온이 37℃ 이상인 발열 기준을 초과한 코로나 의심자는 단 한명도 없었다.

쌀쌀해진 날씨 탓에 열화상 카메라 등으로 체온을 측정할 시 정상 체온보다 최대 3℃가량 낮게 나오고 있다. 때문에 코로나19로 의심되는 40℃이하의 고발열자라 하더라도 추워진 날씨 탓에 36.5~37.0℃인 정상 범위로 나올 수 있다는 것.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대학과 호크질-나테스 주립병원 연구팀은 지난 3월 겨울철 바깥기온이 체온 측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실험한 결과 코로나 감염 여부를 검사하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논문 결과를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체온 측정의 신뢰도를 높이려면 실내에서 5분가량 대기 후 체온을 측정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지자체나 음식점 등에서 이를 적용하기엔 무리가 있다.

일일이 체온 측정을 위한 공간도 없을뿐더러 민원인 및 손님을 붙잡아 두기엔 한계가 있어서다.

계명대 감염내과 류성열 교수는 “급격히 쌀쌀해진 날씨로 인해 체온이 정상적으로 측정되지 않아 내부공간에서의 코로나 감염 위험도는 더욱 높아진다”며 “특히 유동인구가 많은 장소의 경우 입구에 열화상 카메라 뿐 아닌 접촉식 체온계 등을 비치하는 등 정확성을 높여 안전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구아영 기자 ayoungo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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