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살다 보면 주위에서 별의별 일이 생긴다.

보통 내 일이 아니면 관심 밖이다. 아무 일도 아닌 듯 자연스럽게 지나가고 잊혀 진다. 사소하고 비일비재한 일일수록 더욱 그렇다.

최근 별의별 일 중에 대구 수성구 신천시장 일대 대형공사 현장에 대한 이야기를 접했다.

공사를 맡은 시공사의 도로점용으로 주민들이 1년 동안 불편을 겪고 있다는 내용이다.

어쩌면 이 또한 별일이 아니다.

대형공사가 진행되면 항상 불편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더욱이 정상적으로 관할 구청으로부터 도로점용 허가를 받았다고 하니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다 이곳의 도로점용이 10개월간 이어졌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자료를 들여다보니 여름 때까지만 하더라도 보행자 통로 확보가 이뤄졌다.

언제부터였을까.

신호수 미배치 및 통행로 미확보 등 주민 안전을 위한 노력을 찾아볼 수 없었다. 이 과정에서 무단 도로점용도 확인됐다.

수성구청은 공사현장 소장 및 관계자를 구청으로 불러 직접 계도하고 면담을 실시했다고 한다. 현장방문도 했고 현장 관계자와 수십 차례 통화하며 계도하기도 했다고 해명한다.

일선 구청에서 내주는 도로점용허가의 조건은 다양하지만 가장 중요하게 확인하는 것이 ‘주민안전 및 편의 보장’이다.

그동안 바뀐 것은 없는 데 허가는 정상적으로 나갔다.

‘대구 신천시장 대형상가 공사장, 도로 무단점유로 주민 불편’ 보도가 나간 후에서야 뒤늦게 과태료를 부과했다.

수성구청은 이곳의 도로점용으로 인한 문제를 여태 별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10개월간 이곳의 일은 별일이 아니었지만 이제는 별일이 됐다.

현재 수성구청은 자체 감사에 나섰다.

감사를 통해 잘못된 부분을 찾고 바로 잡기 위해서다.

문제를 찾는 것도 중요하다. 더 중요한 것은 원인을 찾고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공사현장으로 인한 피해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각종 피해로 인한 주민 불편 관련 내용을 취재할 때마다 기초자치단체의 단골 해명 멘트는 ‘인력부족’이다.

언제까지 주민은 희생을 감수해야 할까.

자치단체에서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된다. 주민을 위해 존재하는 자치단체가 지역에서 일어나는 작은 일에 대해 더는 ‘별일 아니다’고 해선 안 된다.

적극행정이 중요시 되는 오늘날, 적극행정의 실현은 관심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주민들은 행정의 관심과 무관심을 지방선거에서 반드시 기억한다.



신헌호 기자 shh24@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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