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구복합환승센터 주차장 관리 책임 놓고 대구시, 신세계 서로 책임 전가||대구역 기계식

▲ 10일 대구 동대구복합환승센터 자전거 주차장에 녹슨 자전거들이 버려져 있다. 주차장 내부는 먼지가 쌓인 자전거들과 쓰레기들이 가득했다.
▲ 10일 대구 동대구복합환승센터 자전거 주차장에 녹슨 자전거들이 버려져 있다. 주차장 내부는 먼지가 쌓인 자전거들과 쓰레기들이 가득했다.
대구 대표 관문 동대구역과 대구역에 설치된 자전거 주차장이 제기능을 상실한 채 흉물로 전락하고 있다.

관리 주체도 불분명해 대구시와 자전거 주차장 조성업체는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하고 한국철도공사가 수억 원을 투입해 만든 주차장은 수년째 개점휴업 상태다.

대구 동대구복합환승센터에는 2개소 400대 분의 자전거 주차장이 마련돼 있다. 동대구복합환승센터의 시공사인 신세계건설이 2016년 대구시의 요청으로 만들었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난 후 이곳은 무관심 속에 쓰레기장으로 전락했다.

주차장에는 녹슨 자전거들이 버려져 있으며 내부에는 담배꽁초, 쓰레기가 가득하다. 주차장에 있는 자전거 절반 가까이는 방치됐다. 태양광 공기주입기도 고장 나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된 데에는 대구시와 신세계가 서로 시설 관리에 대한 책임을 미루면서다.

대구시는 신세계에서 자전거 주차장을 조성한 만큼 관리·운영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신세계 측은 “대구시의 요청을 받아 설치한 것은 맞지만 관리까지 담당하는 것은 억울한 부분이 있다”며 “건설 후 지자체로 권한을 진작 넘겼어야 했는데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다. 지자체에 폐자전거 등을 수거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반박했다.

대구역에 마련돼 있는 기계식 자전거 주차장도 사정은 비슷하다.

한국철도공사는 2010년 대구역에 9억여 원의 예산을 들여 지하 5층 지상 1층 규모의 기계식 자전거 주차장을 만들었다.

한국철도공사 대구본부가 부지를 제공했고, 대구시는 시설물 전반에 대한 운영·관리를 맡았다. 당시 대구 최초의 실내보안 자전거 주차장으로 관심을 받았지만 잦은 기계결함으로 현재는 방치되고 있다.

대구시는 2년 만에 운영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이후 몇 번의 보수공사를 했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자 2016년 12월부터는 운영을 중단해 버렸다.

대구시 관계자는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자체적으로 관여하고 싶어도 업체 측의 민간 재산인 만큼 관여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해명했다.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저작권자 © 대구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