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용수

한일문화관광연구소 대표

바이든은 승리했고 트럼프는 실패했다. 사실상 트럼프가 자멸했다고 하는 편이 맞다. 선진 사회일수록 예측 가능한 것을 좋아하고 편 가르기를 싫어한다. 트럼프는 돌발이 많고 어디로 튈지 몰라 불안했다. 하지만 자신의 신념과 철학을 강력하게 실행하는 추진력은 뛰어났다. 또 내나라, 내편에 도움이 되면 대 환영, 아니면 내치는 이분법을 좋아했다. 아무튼 내편만 똘똘 뭉치면 이긴다는 계산을 했지만 뜻대로 되질 않았다. 한편 바이든은 강한 이미지는 심어주지 못했어도 예측 가능하고 모두를 아우를 수 있으리라는 안정감이 돋보였다. 바로 여기가 승부처였다.

우리도 예측 가능하고 함께 가길 좋아한다. 역대 대통령들도 취임사에서 반드시 통합과 비전을 제시했다. 그런데 요즘 편 가르기는 트럼프 못지않다. 중국과 일본을 대함이 뚜렷하게 차이가 난다. 국내서도 적폐청산의 선봉에 서 칭찬을 받던 검사가 내편에게 칼을 겨누자 순식간에 팽 당했다. 개인도 10년 정도는 내다보고 계획을 세우는데, 나랏일이야 더할 나위가 없다. 집값이 오르지 않는다고 해도 젊은이들은 영끌(영혼까지 끌어낸) 대출로 집사기에 혈안이다. 세입자가 안심하고 살 수 있도록 임대차 3법을 개정했지만, 아예 전세가 사라지고 있다. 마치 운전면허시험의 돌발 테스트처럼 조마조마하다.

우리 국민은 믿음만 주면 잘 따른다. IMF 외환위기 때 국민들이 금반지, 금비녀를 갖고 달려 나와 극복한 일은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또 태안 기름 유출 사고로 생긴 바닷가 검은 기름때를 국민들이 겨울 바닷바람에도 손을 호호 불며 닦았다. 그러나 한번 틀리고 두번 속으면 그때부터는 달라진다. 콩으로 메주를 쑤어도 믿지 않는다. 그렇다고 기회가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내편이라도 잘못한 일은 진심어린 사과와 함께 바로 잡고, 정책과 제도도 예측 가능하게 고치면 된다.

관광산업도 마찬가지다. 방역과 여행을 이분법으로 나누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러나 일관성은 있어야 한다. 특정지역이 집중적으로 감염되면 이동을 자제하거나 막아야한다. 코로나19 확산 초기 중국으로부터 유입은 막지 못하고, 대구로의 출장이나 방문은 기피했다. 대구도 집단감염에 놀라 방역에 집중한 결과, 전국에서 가장 안전한 지역이 됐다. 이 와중에 공연, 축제, 여행은 거의 중단됐고 관련 업종 사람들은 큰 고통을 받았다. 이제 정부도 항공, 여행, 숙박 할인 행사를 다시 재개했다. 때마침 코로나 백신도 개발됐다는 소식이다. 그간 못한 일과 여행도 마스크 등 방역을 철저히 하며 해보자. 대구도 위드 코로나, 위드 일상을 선포했다.

관광도 예측 가능하고 상호 호혜가 돼야 한다. 훌쩍 떠나기도 하지만, 해외여행은 대체로 2~3개월 전에 계획한다. 요즘 항공노선이 열리고, 상호 2주간 격리를 면제하는 트레블 버블이 이뤄져도 해외여행은 내년부터 본격화 될 듯하다. 그러나 위기에 몰린 항공사들은 일본과 중국에 속속 취항하고 있다. 그러나 이전처럼 우리 비행기만 일방적으로 일본의 구석구석까지 취항하면, 항공은 일시적으로 살아날지 몰라도 관광은 적자를 피할 수 없다. 따라서 노선을 재개하는 지금부터 상호 균형을 이뤄야 한다. 우리 비행기와 일본 비행기가 수도권 공항과 지방공항을 서로 교차 취항토록 조정하자. 양국 항공과 관광이 함께 발전하도록 설득하되, 일본이 응하지 않으면 우리도 취항을 기다려야 한다. 아쉬운 건 양쪽 모두다.

중국이 한국에서 입국하는 자는 탑승 전 48시간 내 발행된 코로나19 음성 확인서를 두 장 제출해야 하고, 한국은 중국인을 입국 후 14일간 격리하고 그 기간 중 유전자 증폭(PCR) 검사를 받도록 한다. 한국인은 검사비 약 40만 원을 자기가 부담하고, 중국인은 무료로 우리가 해준다. 이 또한 상호 호혜가 필요하다. 중국이 일방적으로 방역을 강화하면 우리도 이전 일본에 한 것처럼 맞대응해야 한다. 어차피 14일격리가 있는 한 중국인 방한 여행은 어렵다.

관광도 항공도 내편만 유리한 일방적인 것은 오래가지 못한다. 예측가능하고 균형있게 해야 지속가능하다. 이제 우리 국민이 해외도 가고, 외국관광객도 우리 지역을 찾게 되고, 국내여행도 더 활발해질 것이다. 코로나를 이겨내고 관광 위민, 관광 보국에 박차를 가하자.



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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