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빨리 특별법 발의한 부산 정치권과 달리 구체적 논의 계획도 없어

국민의힘 대구·경북(TK) 지역 의원들의 ‘가덕도신공항’ 대응이 안일하다는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국민의힘 부산지역 의원 15명 전원이 지난 20일 ‘가덕도신공항특별법’을 발의하는 등 재빠르게 움직이는 것과 대비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김해신공항 백지화와 동시에 가덕도신공항 추진이 일사천리로 진행되면서 일각에서는 내년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의식한 ‘공항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지만 TK 의원들의 목소리는 잠잠하기만 하다.

국민의힘 곽상도 대구시당위원장(대구 중·남구)은 22일 같은 당 부산지역 의원과의 영남권 지역 상생을 위한 협의, 만남 등에 대한 계획과 관련 “아직 구체적으로 잡힌 것이 없다”고 밝혔다.

경북도당위원장인 이만희 의원(영천·청도) 역시 “지난주 의원총회에서 각 지역 의원들의 입장을 이야기했다”며 “이번 주 당장 만나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TK 의원들은 김해신공항 검증 과정에서 문제점이 없는지 살피고, 정부의 입장을 따져본 후 입지와 관련한 논의를 해도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인 김상훈 의원(대구 서구)은 이날 “수요일(25일) 국토위에 김현미 장관을 출석 시켜 긴급현안 질의를 갖는다”며 “이 자리에서 국토부 등 정부의 명확한 입장과 생각을 듣고 대응 방식, 수위 등 다음 방안을 만들어야 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당지도부는 현재 당 소속 PK(부산·울산·경남) 의원들과 더불어민주당의 가덕도신공항 설립 추진을 두고 고민이 깊다.

내년 4월 선거를 생각해서는 가덕신공항에 참여하는 것이 맞지만 당 지지 기반인 TK를 버릴 수도 없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TK 정치권의 좌장인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대구 수성갑) 역시 일단은 국무총리실 산하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의가 발표한 검증 결정의 절차적 하자를 지적하고 있지만 적극적으로 대구·경북 지역민의 입장을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지역 의원들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새어 나오고 있다.

이날 강주열 대구경북하늘살리기 운동본부 집행위원장은 “여야 정치권 전부가 선거만 의식하고 표심 뒤에 숨어 눈치를 살피며 쇼를 하고 있다”면서 “더 이상 시간 끌기 할 것 없이 지역 정치권이 나서서 당당하게 우리의 요구를 관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공화당 조원진 대표 역시 지난 21일 대구 집회에서 “보궐선거뿐 아니라 대선용 음모”라고 비난하며 TK 의원들을 향해 “뭐하러 정치하고 있느냐”고 꼬집었다



이상훈 기자 hksa707@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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