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전국 대유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경북은 수도권과 호남 수준은 아니지만 n차 감염이 이어지는 아슬아슬한 상황이다. 대구는 상대적으로 안정적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전국 상황과 연동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역시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24일부터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수준을 2단계로 격상했다. 호남지역도 1.5단계로 올렸다.

수도권의 이번 거리두기 조정 발표는 1.5단계로 올린지 불과 3일 만이다. 정부의 코로나 차단과 관련한 판단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경제적 파급영향 등을 고려해 조정 시기를 놓쳤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중대본은 이번 상황이 지난 2~3월 대구·경북, 8월 수도권 확산 때보다 훨씬 심각하다고 밝혔다. 이번 고비를 넘지 못하면 12월 초에는 일일 600명 이상의 확진자 발생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세계 각국이 겪고 있는 대규모 유행의 길로 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23일 전국의 확진자는 271명(16명은 해외유입)이다. 지난 17일 이후 6일 만에 300명 이하로 줄었다. 하지만 이날 통계는 평일보다 검사 건수가 크게 줄어드는 휴일 상황 때문으로 풀이된다.

경북에서는 청송 가족모임에서 시작된 n차 감염으로 현재까지 27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영주, 안동, 포항 등지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했다. 23일 공식 발표된 확진자는 4명이다. 그러나 영주에서는 공식 통계에 포함되지 않은 3명이 추가로 확인됐다. 지난 16일 이후 매일 3~16명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경북도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1.5단계로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신중하게 검토한다는 소식도 들린다. 확산이 이어질 경우 선제적 대응 차원에서 시군별로 적용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본다.

이번 전국적 확산세가 특히 우려되는 점은 많은 수험생이 한 곳에 모이는 수능시험이 불과 1주일여 앞으로 다가온 때문이다. 또 밀접·밀집·밀폐 등 ‘3밀’의 실내 시설에 머무는 경우가 많은 겨울이라는 계절적 특성도 큰 부담이다. 특정 집단·공간이 아닌 일상 속에서 확진자가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도 우려를 더 한다.

코로나 사태는 전 국민 백신접종이 이뤄져 집단 면역이 생길 때까지는 해결책이 없다. 다만 주요 제약사에서 백신 임상시험 성공이 잇따르고 있어 한가닥 위안이 된다. 미국 FDA가 새로 개발된 백신의 긴급 사용을 승인할 것이라는 소식도 전해진다. 정부는 백신 확보상황을 그때 그때 밝혀 국민들이 희망을 갖도록 해야 한다.

현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마스크 쓰기와 사람 간 접촉을 줄이는 일이다. 국민 각자가 개인위생 수칙을 지켜 나가면 백신접종 이전에도 코로나를 떨쳐 나갈 수 있다.



지국현 기자 jkh8760@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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