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관련 업체에 고급 양주 접대…김영란법 위반 소지도

▲ 칠곡군의회 의원이 연수 중 지역 업체대표를 불러 술 대접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 비난이 일고 있다. 칠곡군의회 전경.
▲ 칠곡군의회 의원이 연수 중 지역 업체대표를 불러 술 대접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 비난이 일고 있다. 칠곡군의회 전경.










칠곡군의회(의장 장세학) 의원들이 연수 중에 지역 사업가로부터 고급 양주 등을 대접받은 것으로 드러나 파장이 일고 있다.

25일 칠곡군의회 등에 따르면 의원들은 지난 12일부터 이틀간 동명면 평산아카데미 연수원에서 ‘2020년 제2차 정례회 대비 의원·직원 연수’를 떠났다.

의원 10명과 의회 직원 5명이 이번 연수에 참가했다.

이번 연수는 무박 2일로 계획됐다.

첫날 연수를 마치고 각자 귀가한 후 다음날 연수원으로 다시 모여 연수를 진행하는 일정이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의회가 사회적 거리두기에 모범을 보이고자 각자 접촉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로 무박 2일 연수 일정을 잡은 것이다.

하지만 A 의원 등 의원 4명이 연수를 마친 후 집으로 향하지 않고 연수원에 남아 새벽까지 술판을 벌였다.

나머지 의원과 직원은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A 의원이 이미 이날 저녁 술자리를 주선했다는 것.

한술 더 떠 B 의원은 지역에서 업체를 운영하는 C 사장을 술자리에 불렀고, C 사장이 수십만 원 상당의 고급양주를 들고 왔다.

이들의 부적절한 술자리는 새벽까지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C 사장이 경영하는 업종이 군청의 관리감독을 받는 영역인 것으로 확인돼 ‘김영란법’ 위반 소지가 다분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된 지역민은 “코로나가 다시 확산해 외출을 자제하는 와중에 의원들이 서로 술잔을 돌리는 것도 문제가 될 판에, 지역의 업체 사장을 불러 술 접대를 받은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처사”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게다가 당초 ‘무박 2일’을 강조하며 제대로 된 연수를 하겠다고 홍보해 놓고 술판을 벌이다 귀가하지 않을 것을 두고 지역민은 물론 군청 안팎에서는 ‘거짓말 연수’라는 비아냥까지 나오고 있다.

또 이 자리에서 술을 많이 마신 일부 의원이 숙취로 다음날 오후 일정에 참가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져 이번 연수는 술판으로 변질됐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감사원 관계자는 “군 의원이 군청의 행정지도를 받는 지역 업체의 대표를 불러 술 접대를 받은 것은 직무와 관련된 부적절한 행위로 볼 수 있다”며 “구체적인 정황을 파악해야 하겠지만 우선적으로 3만 원 이상의 술 접대는 김영란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장세학 칠곡군의회 의장은 “연수 도중 불미스러운 모습을 보여 죄송하다. 이번 과오를 거울삼아 주민들을 위한 의회로 거듭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임철 기자 im72@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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