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일반

당신의 곡진한 위로 그들 위에 덮으소서/ 정표년

올해는 유독 많은 지인들을 보냈습니다/슬픔에 슬픔이 겹쳐 몸 가누기 힘듭니다/그들의 안식을 위해 기도가 필요합니다//주께서 데려가신 영들을 돌보소서/우리가 부족하여 지키지 못했으니/주님께 의탁할 밖에 방법이 없습니다//세상 나이 좀 많아도 보내는 맘 눈물이고/고통이 끝이 나도 놓는 손은 아픕니다/당신의 곡진한 위로 그들 위에 덮으소서//날마다 반성하고 날마다 부활하며/날마다 감사하고 날마다 사랑하며/남은 날 그렇게 살고 우리도 곧 가겠습니다

「대구시조 제24호」 (2020, 그루)

정표년 시인은 대구 달성 출생으로 1973년 ‘현대시학’ 추천완료로 등단했다. 시조집으로 ‘말없는 시인의 나라’, ‘산빛 물빛 다 흔들고’, ‘신의 섬으로 가서’, ‘수화로 속삭이다’ 등이 있다. 그는 문단에서 천사로 일컫는다. 드맑은 영혼의 시인이기에 모든 이들은 그 칭함에 깊이 공감한다. 정운 이영도 선생의 제자로서 가르침을 받고 문단에 나왔고, 늘 선생의 뜻을 기리면서 시업의 길을 걸었다.

‘당신의 곡진한 위로 그들 위에 덮으소서’라는 네 수의 시조는 기도문이다. 이 작품을 두고 직설적이라고 말해서는 아니 될 것이다. 그만큼 간절하기 때문이다. 요즘은 더욱더 간절함이 필요한 때다. 신자들은 기도와 더불어 간구라는 말을 많이 쓴다. 진실로 ‘당신의 곡진한 위로 그들 위에 덮으소서’는 간구의 외침이다. 올해는 유독 많은 지인들을 보냈습니다, 라고 말하면서 슬픔에 슬픔이 겹쳐 몸 가누기 힘든 것을 호소한다. 그들의 안식을 위해 기도가 필요하듯이 이 땅에 발 딛고 사는 우리도 기도가 절실히 필요한 때다.

주께서 데려가신 영들을 돌보소서, 라면서 우리가 부족해 지키지 못했으니 주님께 의탁하겠노라고 말한다. 정말 그 방법밖에 없는 것이 맞다. 세상 나이 좀 많아도 보내는 마음은 눈물이고 고통이 끝이 나도 놓는 손은 아프기에 그러한 간구를 드리는 것이다. 그래서 한 번 더 당신의 곡진한 위로가 그들 위에 은총으로 내려 덮이기를 기원한다. 끝으로 날마다 반성하고 날마다 부활하며 날마다 감사하고 날마다 사랑하며 남은 날 그렇게 살고 우리도 곧 가겠다고 끝맺고 있다. 몹시 눈물겨운 시편이다. 모든 것을 용서할 수 있는 마음이 오롯이 담겨 있다. 시에서처럼 어쩌면 부활은 단발성이 아니라 날마다 우리 속에 일어나는 일이어야 할 것이다. 그럴 때 우리는 영원을 사모하는 존재로서 자존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적당히’라는 시조에서 염도가 낮을수록 마음을 놓지 못하는 정황을 말하고 있다. 먹을 때 생각해서 짤까 봐 소금을 아낄 때가 많은데 옛 어른이 하시던 말씀처럼 적당히, 가 어려운 것을 토로한다. 적당히, 를 헤아릴 쯤 오십 줄을 훌쩍 넘겨버린 것이다. 누가 간 좀 봐달라고 겉절이를 건네줄 때 적당히 알아서 하라고 말해버린다. 적당히, 라는 말은 쉬운 듯하면서도 무척 어렵다. 상황과 음식의 종류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신앙의 유무를 떠나서 기도한다. 우선 자신을 위해서 그리고 가족과 우리 사회와 나라를 위해서 간절한 마음으로 기원을 그치지 않는다.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그 중에서도 절대자를 향한 기도가 가장 절실할 것이다. 인간의 한계를 초월해서 존재하는 이의 은총과 사랑과 긍휼을 기대하는 일은 유한의 존재자로서 어쩌면 마땅히 가져야할 마음일 터다.

사람은 그만큼 연약한 것이다. 보이지 않는 아주 미세한 균을 몹시 두려워한다. 그들의 위협이 상상을 초월하기 때문이다. 오늘도 간절히 기도하면서 하루를 시작했으면 한다. 이정환(시조 시인)

<저작권자ⓒ 대구·경북 대표지역언론 대구일보 .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