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취미는 긍정의 에너지를 증폭시키고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한다. 한 해를 떠나 보내야하는 겨울의 문턱에서 나의 열정을 오롯이 쏟아부을 재밋거리를 찾아 여유로운 나만의 공간 하나를 가져 보자.

▲ 우리 집 고양이의 행동 심리
▲ 우리 집 고양이의 행동 심리
◇우리 집 고양이의 행동 심리/이마이즈미 다다아키 지음/장인주 옮김/다온북스/256쪽/1만4천500원

1인 가구의 증가와 미디어의 발달로 우리 인간에게 한층 더 가까워진 고양이, 그러나 이들의 행동은 종종 우리를 당황하게 만든다. 꾸벅꾸벅 졸다가도 돌연 화를 내며 달려들고, 왠지 발 냄새를 맡고 싶어 하고, 텔레비전을 향해 포효하기도 한다. 도대체 고양이들은 왜 그러는 걸까? 이에 대한 답은 고양이의 뇌에서 찾을 수 있다.

이 책은 고양이라는 동물의 진화와 생존 배경, 그리고 그로 인해 만들어진 습성을 조명하며 고양이의 뇌가 어떻게 기능하는지 설명한다. 포유동물학자인 저자의 시각으로 다양한 정보, 입체적인 예시를 들었으며, 고양이의 신체 구조에 대한 도표와 상황별 일러스트로 독자의 이해를 도왔다.

고양이와 함께 생활하다 보면 단순히 잘해주는 것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1묘 2화장실을 배치했는데 여전히 다른 곳에 볼일을 본다든가, 다른 고양이들은 잘 먹는다는 간식에 입도 대지 않는다든가 하는 사소한 고충이 계속되기 때문이다.

습관이나 무의식으로 여겼던 하품과 냄새를 맡는 행동에도 이유가 뒤따르고, 그로 인해 어떤 행동을 취할 때에도 뇌가 기능한다. 때문에 고양이의 뇌를 아는 것, 즉 뇌 과학은 고양이를 이해하고, 그들과 살아가는 데 커다란 도움이 된다.

총 5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뇌 과학과 습성을 통해 고양이라는 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탐구한다.

제1장 ‘고양이의 뇌는 이렇게 만들어져 있다’에서는 이 책의 기반이 되는 고양이의 뇌에 대해 설명한다. 제2장 ‘고양이의 감각은 이렇게 이루어져 있다’에서는 뇌와 관련 깊은 감각 기관에 대한 설명, 제3장 ‘뇌를 알면 달리 보이는 고양이의 습성과 행동’에서는 야생에서 익혀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는 다양한 동물적 습성을 설명한다. 이어 제4장 ‘고양이의 마음을 들여다보면…’에서는 고양이와 살다보면 한번쯤 궁금해지는 일들을 다루고, 5장 ‘인간과 고양이가 함께 살아가기 위한 길’에서는 서로를 반려하는 인간과 고양이가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기 위해 필요한 지식을 나눈다.

▲ 내 손 안의 교양미술
▲ 내 손 안의 교양미술
◇내 손 안의 교양미술/펑쯔카이 지음/박지수 옮김/올댓북스/224쪽/1만4천 원

한 편의 그림이 백 마디 말보다 설득력 있게 다가올 때가 있다. 외롭고 지쳤을 때 문득 다가온 그림 한 편이 나를 위로해 줄 때도 있다. 반대로 사람들이 대단하다고 하는 명화 앞에서 사진을 찍으면서도 도대체 왜 명화인지 고개를 갸우뚱하게 되는 일도 있다.

예술 분야 중에서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어렵다고 느끼는 분야는 아마도 문학이나 음악보다는 미술일 것이다. 전문가들의 설명이나 평을 듣고 고개를 끄덕여 보지만 내 가슴으로 느껴지지 않으면 감동은 줄어든다. 또 미술에 대한 기초지식이 전혀 없는 것도 깊이 있는 감상을 어렵게 한다.

그렇기에 저자는 진정한 감상은 창작만큼 어렵고 가치있는 일이라고 말한다. 그림을 다른 사람의 잣대가 아닌 동심의 눈으로 바라보라고, 편견을 내려놓고 자기만의 렌즈로 보라고 강조한다. 비록 서툴더라도 남이 차려준 밥상이 아닌, 소박하지만 나만의 밥상을 차려보라는 것이다.

저자가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지식과 도덕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우리를 구원하는 것이 예술 세계이며, 이를 통해 자유와 삶의 의미와 가치를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화가의 마음속에 들어가 깊이 공감함으로써 예술 안에서 자유와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화가이면서 문학가이기도 한 저자는 문학과 미술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더불어 인생철학을 이 책에 담아냈다. 특히 화가와 명화 이야기에서는 다채로운 비유와 설득력 있는 문체, 주인공이 된 듯한 생생한 표현 등 에세이나 소설을 읽는 듯한 즐거움을 안겨준다. 또 나만의 도슨트가 곁에서 설명을 해주는 것처럼 친근하고 물 흐르듯 편안한 설명과 약 100편의 컬러 명화가 곁들여져 마치 미술관에 와 있는 듯한 감동을 느끼게 해준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미술 감상과 이해를 위한 단순한 교양 미술서가 아니라 휴식과 위안을 주는 책이기도 하다.

이 책은 5장으로 이뤄져 있다. 미술 감상의 태도, 일상생활에서 예술이 필요한 이유, 미술(회화) 기법, 독특한 화가와 명화 이야기, 근현대 미술사 등 진정한 미술 감상을 위한 최소한의 미술 지식과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 책 쓰는 책
▲ 책 쓰는 책
◇책 쓰는 책/김경윤 지음/odos/232쪽/1만4천900원

1년에 2권씩 13년 동안 책을 써온 저자가 어떻게 해야 글이 책이 되는지를 설명하는 책이다. 이 책에는 저자의 특급 노하우가 모두 담겨 있다. 목차 짜는 법부터 원고 파일 분류하는 법, 자잘한 메모 사용하기까지 단계별로 상세하고도 다양하다. 중간 중간 ‘나는 어떤 유형의 작가일까?’, ‘나는 어떤 책을 쓰고 싶은가?’, ‘내 책과 궁합이 맞는 출판사는’에 대한 답을 찾도록 도와주는 체크 리스트도 매우 유용하다. 또 저자가 쓴 책들이 어떤 착상을 거쳐 어떻게 완성됐는지를 자세히 알려줘 참고할 만한 좋은 예시가 된다.

이 책의 목표는 오직 하나다. 누구나 스스로 자신의 책을 쓰는 것이다. 그렇게 쓴 책이 좋은 출판사를 만나 정식으로 출판되면 더없이 좋은 일이고, 설령 이번에 쓴 책이 출판되지 않더라도 엄청난 성장을 이룰 수 있다.

책을 쓴다는 것은 자기 삶에 단단한 매듭을 만들어가는 일이다. 매듭이 있는 삶은 쉽게 미끄러지지 않는다. 그리고 그 매듭이 발판이 돼 더 높은 경지에 오를 수 있게 된다.

저자는 2008년부터 지금까지 26권의 책을 썼다. 계속 책을 쓰다 보니 책을 쓰는 노하우가 생겼다. 글쓰기 책은 많지만 책 쓰기 책은 별로 없기에 책을 쓰고 싶은 사람에게 실제로 도움을 주는 책을 쓰고 싶었다고 작가는 말한다.

이 책은 지금까지 저자의 모든 노하우를 대방출한 책이다. ‘책을 쓰기 전 - 원고 쓰기 - 원고 넘기기 - 계약하기 - 책 출간 후’에 이르는 단계별 책 쓰기 실전 노하우를 꾹꾹 눌러 담았다.

예를 들어, ‘자잘한 메모들을 어떻게 책으로 만들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 저자는 생각이 떠오르면 수시로 메모를 하고, 가끔 그 메모들을 보며 생각을 확장시키거나 글로 만들어볼 것을 권한다. 또 더 좋은 생각이 떠오르면 메모를 업그레이드한다. 이렇게 수시로 메모를 남겨놓고 확장해가면 항상 글감이 넘쳐나게 된다. 이외에도 일상에서 글감을 얻고 책의 재료로 만들어가는 방법들이 가득 담겨있다.

저자는 누구나 충분히 책을 쓸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누구나 책을 써야 한다고 말한다. 내 삶의 주인으로 사는 최고의 방법이 바로 ‘책 쓰기’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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