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는 대구 달성군과 경북 고령군이 마침내 손을 맞잡았다. 양 지역을 잇는 사문진교 다리를 관광 명소화하기 위해서다. 양 기초자치단체의 상생 협력은 지역 통합 발전의 본보기가 될 것이라는 평가다. 나아가 양 지자체가 그동안 강정·고령보의 차량 통행을 둘러싼 해묵은 갈등까지 풀 수 있다면 금상첨화가 아닐 수 없다. 기왕에 손잡은 김에 양 지자체는 가슴을 열고 이 문제를 다시 논의해보길 바란다.

달성군과 고령군이 달성 화원읍과 고령 다산면을 연결하는 사문진교를 관광 명소로 조성해 두 지역의 동반 성장에 나서기로 했다. 양 지자체는 2일 고령군에서 ‘사문진교 야간경관 특화사업’ 기본계획 수립 용역 중간보고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양 지역 지자체장과 간부 등이 대거 참석, 사문진교 특화를 위해 머리를 맞댔다.

양 지자체는 130억 원의 예산을 들여 내년 8월 공사에 들어가 2022년 6월 경관 조성사업을 완공할 예정이다. 사문진교에 조명과 음향 등 야간 경관을 연출하고 물을 활용한 퍼포먼스를 벌이는 시설을 갖출 계획이다. 보고회 후 김문오 군수 등 달성군 관계자들은 고령 대가야 박물관과 고분군, 테마 관광지 등의 야간 경관을 견학하는 등 양 지자체 간 우의를 다졌다.

양 지자체의 협력은 대구시와 경북도가 추진 중인 대구·경북 행정통합의 좋은 선례가 될 전망이다. 이를 계기로 양 지자체는 강정·고령보의 차량 통행 문제를 둘러싼 오랜 앙금까지 깨끗이 씻고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4대강 사업으로 2012년 완공된 강정·고령보는 보 위에 설치된 ‘우륵교’의 차량 통행을 두고 달성·고령군이 그동안 갈등을 빚어왔다. 우륵교는 왕복2차로 다리인데 현재 차량 통행이 금지돼 있다.

고령군 측은 우륵교 개통 시 물류비 절감과 접근성이 높아진다며 차량 통행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달성군은 차량 통행량 증가로 주민 생활권을 해친다며 반대하고 있는 것. 이후 국민권익위원회가 중재, 인근 강 상류에 교량을 건설키로 했으나 이마저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비용 편익이 떨어진다며 부결된 후 현재까지 진전이 없다.

양 지자체는 사문진교 관광명소화를 계기로 다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특히 양 지자체의 상호 방문과 교류를 통해 분위기가 무르익은 것도 좋은 징조다. 거기에 김문오 달성군수와 곽용환 고령군수가 모두 3선 마지막 임기를 앞두고 있어 선거 부담도 없다. 양 지자체는 화해와 협력을 통해 내 이웃 지자체 간 협조 행정의 진수를 보여줄 수 있길 바란다.



홍석봉 기자 dghong@idaegu.com
저작권자 © 대구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