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김없이 고사장을 착각한 수험생도 있었다.
같은날 오전 7시50분께 경북대사범대학부속중·고등학교 앞. 경신고 수험생이 고사장을 잘못 찾아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다. 일대에서 교통 근무하던 경찰은 이를 발견하고 사대부고에서 경신고까지 약 3.8㎞를 신속하고 안전하게 수송했다.
이날 대구경찰은 수험생 태워주기 11명, 고사장 착오로 인한 수송 5명의 수험생들을 입실시간 내 안전하게 수송했다.
경북경찰도 지각 수험생 7명 수송, 고사장을 착각한 수험생 3명 수송과 환자 수송 등 14명의 수험생에게 교통 편의를 제공했다.
○…경북지역 대학수학능력시험 수험생 중 코로나19 확진자 1명과 자가격리 대상 3명이 별도 시험장에서 시험을 치렀다.
지난 2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수험생 1명이 병원 시험장으로 지정된 포항의료원으로 이송돼 응시했고, 자가격리 대상 3명은 별도 시험장에서 시험을 봤다.
코로나19 여파로 학교 차원의 단체응원은 사라졌지만, 개별적으로 마음을 전달하고 싶은 대학생들이 자발적으로 학교 앞에 모인 것이다. 서로 연락은 없었지만 후배를 생각하는 선배들의 마음은 같았다. 고사장 앞에서 성사된 미니 동창회에서 선·후배들은 그동안의 안부를 물으며 웃음꽃을 피웠다. 이들은 마스크를 올려 쓴 수험생들 속에서도 용케 후배들을 찾아내 일일이 얼싸안고 따뜻한 격려를 보냈다.
이날 응원 나온 권만종(20)씨는 “오늘 시험을 치르는 경신고 후배들에게 코로나19로 힘든 와중에도 고생했다고 말하고 싶다”고 환하게 웃었다.
수험생의 입실 시간이 다가오자 고사장 앞은 점점 주차장으로 변했다. 일대에는 아파트 주민들의 경적소리가 한동안 계속 됐다.
틈을 보면서 급하게 나오던 차량이 고사장으로 걸어가던 수험생을 칠 뻔한 아찔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경찰도 중재에 나섰지만 수험생 학부모들의 열정(?) 앞에선 쩔쩔맬 수밖에 없었다. 경적은 시험 시간이 다가오면서 조금씩 잦아들었다.
수험장 앞은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그 어느 해보다 조용했지만 주변 도로는 수험생 자녀들을 내려 주려는 학부모들의 차량으로 혼잡했다.
이들은 곧장 능숙한 솜씨로 차량 1대씩을 일일이 체크하며 수험생들의 동선을 확보했다. 자녀들을 수험장 앞까지 데려다 주고자 학교 안으로 진입하려는 차량들을 막느라 진땀을 빼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교통 봉사를 하는 와중에도 수험생들에게는 “수능 잘 보라”는 짧은 인사와 조촐한 응원도 잊지 않았다. 수험생들도 “날이 추운데 고생이 많습니다”라고 화답하며 훈훈함을 자아냈다.
이들은 매년 수능 당일 학교에 방문해 수험생들에게 응원의 인사와 함께 교통 지시 및 간식과 핫 팩 등 소소한 선물을 나눠주는 봉사를 하고 있다. 하지만 올 수능에는 유난한 코로나19 탓에 묵묵히 ‘핫 팩’만 제공했다.
김미경씨는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학생들이 불편할 까 싶어 매년 방문하는 어머니들 중 절반만 방문했다”며 “따뜻한 말은 전달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올해 큰 시험을 앞둔 학생들에게 따뜻한 핫 팩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웃음 지었다.
수험생 3명이 수능 필수품인 신분증을 가져오지 않은 것.
발을 동동 굴리는 학생들의 모습에 입구에 있는 교사들은 발 빠르게 부모님께 연락을 해보라고 조치했다. 다행히 학부모에게 연락이 닿았고, 학부모들은 부리나케 달려왔다. 자녀에게 신분증을 전달되자 주변 시민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들은 당황했을 학생들에게 연신 “괜찮아요”, “잘 할 수 있습니다” 등 응원의 말을 건넸다.
수험생 1명은 입실 시간이 촉박해지자 주변을 신경 쓸 겨를도 없이 학교 안으로 뛰어갔다.
해당 수험생은 주변 경찰관들과 교사들에게 꼴찌 입실(?)을 확정받는 응원의 박수와 격려를 받기도 했다. 이 수험생이 입실하자마자 감독관들은 교문을 굳게 걸어 잠궜다.
해당 택시기사에 따르면 자택에서 늦게 출발한 수험생 1명이 초조해하자 본인마저 입이 타 들어갈 정도로 마음이 다급했다고 한다. 수험생이 울음을 터트리려 하자 기사의 발이 차 엑셀에서 떨어지지 않을 정도였다고….
신헌호 기자 shh24@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