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서 파는 패딩 촌스럽고 추워요’…대구 중앙고 학생 200명 안입어

발행일 2020-12-09 14:37:39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보온성 떨어지고 착용감도 불편해…미구입 학생 자켓 하나로 겨울 버텨

5년간 패딩 등 생활교복 한업체에서 납품받아…뒷말 무성

지난 7일 오전 대구 중앙고 학생들이 해당 학교 교복으로 지정한 외투(패딩)를 입고 운동장 주변을 지나가고 있다.
대구 중앙고가 교육청의 교복 간소화 정책에도 불구하고 학교에서 판매하는 겨울철 외투(패딩) 착용을 사실상 강요해 학생과 학부모들의 불만이 높다.

중앙고는 지난 5년 동안 패딩, 점퍼(후리스) 등을 한 업체에서만 납품받아 뒷말이 무성하다.

중앙고 학생들은 생활교복으로 불리는 교복의 외투로 입는 점퍼(봄·가을), 패딩(겨울)을 학교에서 판매하는 제품만 입어야 한다.

중앙고는 올해 롱패딩은 9만5천 원, 점퍼는 3만5천 원에 판매하고 있다.

학교에서 판매하는 외투 외에 옷을 입을 경우 압수되는 등 벌칙이 주어진다.

롱패딩을 구입하지 않은 학생들은 교복 자켓으로만 추운 겨울을 지내야 하는 상황이다.

학생과 학부모들은 학교에서 판매하는 롱패딩이 가격도 저렴하지 않은데다 보온성과 디자인이 떨어지고 착용감이 불편해 불만이 높다.

중앙고에서 판매하는 롱패딩은 검정색 원단에 나일론(86%)과 폴리우레탄(14%)이 섞여 있어 착용감이 좋지 않다. 안감은 10온스짜리 솜이어서 오리털, 거위털 패딩보다 보온성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이 때문에 1학년 260명 중 100명 가까이가 패딩을 구매하지 않았다. 2학년은 학생은 70명, 3학년은 40여명이 구매하지 않았다. 학생들은 자신들이 패딩을 입을 수 없어 추운 겨울을 교복 자켓으로 나고 있다.

중앙고 바로 건너편 청구고가 교복 외투의 경우 자율에 맡기는 것과 대조적이다.

중앙고는 특히 최근 5년 동안 패딩과 점퍼를 한 업체에서만 납품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업체는 수년간 점퍼와 패딩을 수의계약으로 납품했으며 올해는 회사명칭을 바꾸고 체육복까지 납품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시교육청 측은 2015년부터 신축성 부족 등으로 입기 불편한 교복에 대한 개선 요구가 증가해 교복 간소화를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중앙고는 겨울철 외투까지 학교에서 일괄 판매하는 등 교육청 방침을 역행하고 있는 모양새다.

중앙고 측은 “패딩 재질을 바꾸려 해도 단가가 상승해 애로사항이 많다”며 “간편복의 경우 지난해까지는 수의계약을 했으며 올해는 경쟁입찰로 선정됐다”고 해명했다.

이동현 기자 leedh@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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