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투톱’ 의견이 또 갈렸다. 범야권 연대 필요성을 두고서다.

주호영 원내대표(대구 수성갑)는 10일 범보수 야권인사들과 한자리에 모여 반문(反文) 연대의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 ‘폭정종식 민주쟁취 비상시국연대’를 출범시켰다.

하지만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 같은 움직임에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문재인 정권 폭정 종식을 위한 정당시민단체 대표자 연석회의’가 열렸다.

주호영 원내대표를 비롯해 무소속 홍준표 의원(대구 수성을), 국민의당 이태규 사무총장,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 무소속 윤상현 의원, 정규재 펜앤드마이크 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곳에서 주 원내대표는 “요즘 대한민국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참담한 일을 겪고 있다. 이러다 나라가 망하는 것 아니냐는 절박감을 느낀다”며 “현실 인식과 처방에 대해 각각의 생각이 다를 순 있지만 문재인 정권을 조기 퇴진과 폭정 종식에는 다른 생각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홍준표 의원은 “보수우파 진영을 돌아보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갈기갈기 찢어져있다. 우리끼리 서로 비난하고 손가락질하고 우리끼리 이전 투구하는 모습”이라며 “이제 우리가 뭉쳐서 70년 동안 이룩한 대한민국의 성과를 불과 4년 만에 허물어버리는 저들의 책략에 대항하고 비정상적 국가를 정상적 국가로 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상시국연대는 주호영 원내대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김문수 전 지사, 이재오 상임고문, 자유연대 이희범 대표, 한반도인권과통일을위한변호사모임 김태훈 회장, 신문명정책연구원 장기표 원장 등 7인 공동 대표 체제로 운영키로 했다.

이처럼 국민의힘이 공식 석상에서 범보수세력과 연대에 뜻을 함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민의힘은 ‘김종인 비대위 체제’ 이후 중도로의 외연 확장을 표방하며 극우 세력과는 거리를 둬왔다. 안철수 대표가 주창한 야권 혁신 플랫폼에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7월 임시국회에 이어 이번 정기국회에서도 원내 투쟁의 무기력함을 확인하면서 태세를 전환한 듯 보인다.

하지만 실제 연대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어서다.

그는 이날 비대위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주 원내대표의 연석회의 참석 관련 질문에 대해 “범야권연대와 같은 개념으로는 투쟁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범야권 인사들은 그 분들 나름대로의 충정이 있어서 문 정부의 여러 가지 문제점을 이대로 둬선 안 되겠다는 의견을 개진하는 것”이라며 “당은 당의 할 일이 있고, 외곽의 시민단체는 시민단체 나름대로의 일이 따로 있다. 그것을 혼돈해서 할 필요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주 원내대표와 김 위원장은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과 관련한 대국민 사과를 두고도 충돌한 바 있다.



이혜림 기자 lhl@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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