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사 ‘수행에 방해…수용 힘들다’ 대구시에 공문보내||낙타봉 1필지 소유한 동화사 동의

▲ 10일 오전 대구 동구 동화사 동화문 앞에서 팔공산 상가번영회원 및 주민들이 구름다리 사업에 반대 의사를 밝힌 시민단체와 동화사를 규탄하고 있다.
▲ 10일 오전 대구 동구 동화사 동화문 앞에서 팔공산 상가번영회원 및 주민들이 구름다리 사업에 반대 의사를 밝힌 시민단체와 동화사를 규탄하고 있다.
팔공산 구름다리 사업이 동화사의 갑작스러운 반대로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대구시에 따르면 동화사는 지난 8일 오후 대구시에 ‘(팔공산 구름다리가) 수행에 방해되기 때문에 수용하기 힘들다. 사업 철회를 요청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대구시가 구름다리 사업 시공업체 선정을 불과 3일 앞둔 시점으로, 시가 지난 8일 시의회, 시민단체들과 가진 3자 간담회에서 “동화사가 반대한다면 구름다리 사업을 진행하지 않겠다”라고 밝힌 지 불과 3시간여 만에 공문이 온 것이다.

동화사는 팔공산 구름다리의 도착점인 낙타봉 인근의 1필지(약 150평)를 소유하고 있다. 토지 소유주인 동화사의 동의가 없으면 정상적인 사업 진행이 불가능하다.

대구시가 오는 21일까지 사업에 착수하지 못하면 국비 70억 원을 반납해야 할 지경이다.

시민단체의 거센 저항에도 사업의 성공을 의심치 않았던 팔공산 주민과 상인들에게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이다.

동화사는 그동안 팔공산 구름다리 사업에 호의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주민들의 충격은 크다.

팔공산 상가번영회와 주민 50여 명은 11일 동화사 동화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팔공산 상가연합회 회원들과 주민들은 시민단체의 명분 없는 반대와 갑작스러운 반대 뜻을 밝힌 동화사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주장했다.

팔공산 상가번영회 및 주민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후 동화사 주지 등 관계자들을 만났다.

동화사 측은 “종단(조계종)에서 지침이 내려와 자신들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공문이 내려갔다”고 밝혔다.

김경환 팔공산 상가번영회장은 “팔공산 구름다리는 주민들의 간절한 바람이다. 관계부처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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