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필리버스터 대치 정국 이어가

발행일 2020-12-13 16:06:37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화력 올리는 입법독주…필리버스터 대치 끝까지 간다

국민의힘 김태흠 의원이 13일 새벽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국가정보원법 전부개정 법률안에 반대하는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거대여당의 ‘입법독주’ 열차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국정원법 개정안에 이어 남북관계발전법(일명 대북전단금지법) 처리를 두고 여야의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위한 무제한 토론) 대치가 이어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173명의 더불어민주당 의원(구속된 정정순 의원 제외)과 여권 성향의 무소속(김홍걸·양경숙·이상직·이용호) 의원 4명, 열린민주당 소속 3명, 기본소득당 1명 등의 범여권은 13일 국정원법 처리를 알렸다.

민주당은 지난 10일 공수처법 처리 직후 “야당의 필리버스터를 존중한다”고 했으나 필리버스터가 진행된 지 나흘 만에 입장을 180도 바꿨다.

국민의힘이 코로나19 3차 대유행에 대한 대대적인 공세를 펴고 있는 것을 서둘러 차단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에게 문자공지를 통해 “국회가 소모적인 무제한토론만 이어간다면 이는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닐 것”이라며 “국회는 이제 방역과 민생 챙기기에 나서야 할 때이기에 민주당은 무제한토론 종결을 신청했다”고 강조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 종결에 대해 “민주당이 180석의 힘으로 입조차 막으려 한다”고 비판했다.

주호영(대구 수성갑) 원내대표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처음에는 ‘호기롭게 하는데 까지 해봐라. 언제까지 할 수 있겠나’ 이런 생각을 (민주당이) 했던 것 같다”며 “그런데 초선 의원 전원이 가담하고 윤희숙 의원이 최고 시간을 경신해 국민들이 알기 시작하니 야당 입을 막겠다고 나섰다”고 지적했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코로나 창궐로 정쟁하지 말자고 하는데 필리버스터는 정쟁이 아닐 뿐더러 정쟁이면 본인들은 발언을 하지 말아야 한다”며 “양질의 백신을 확보하거나 확보하려는 노력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민주당이 무슨 할 말이 있겠나”라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3년 뒤에 하겠다는 국정원 대공수사권 이전과 유엔인권위도 반대하는 대북삐라 금지를 북풍이 불어서 할 수 없는 이때, 강행하는 게 민생을 염두에 둔 사람들인가”라고 날을 세웠다.

국민의힘은 다음 안건인 남북관계발전법에 대해서도 필리버스터를 신청해둔 상태다.

때문에 여야 간 필리버스터 대치는 계속될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국정원법과 남북관계발전법 등을 민주당이 이번 회기 내 처리하지 않으면 필리버스터를 종료한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민주당은 입법을 강행할 예정이다.

남북관계발전법에 대한 필리버스터가 시작될 경우 민주당은 이번에도 종료 동의를 제출할 가능성이 높다.

이상훈 기자 hksa707@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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