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팔공산 구름다리 최종 무산…조계종 반대가 결정타

22일 대구시 구름다리 사업 철회 발표
조계종 반대 결정적, 끝내 조계종 설득 실패
또다른 갈등의 씨앗 태어나, 후폭풍 예상돼

22일 대구시청 브리핑룸에서 대구시 박희준 문화체육관광국장이 팔공산 구름다리 사업 철회를 발표하고 있다.


5년을 넘게 끌어온 팔공산 구름다리 사업이 끝내 최종 무산됐다.

대구시는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고심 끝에 팔공산 구름다리 사업을 최종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시민들에게 송구하다는 말씀을 전한다”며 사업 전면 철회를 선언했다.

동화사(조계종)의 반대가 결정적이었다.

조계종은 사업 시공사 선정을 불과 3일 앞둔 지난 8일 ‘수행 환경을 저해한다’며 구름다리 사업철회를 요청하는 내용의 공문을 대구시에 보냈다.

조계종은 구름다리 도착점인 낙타봉 인근의 1필지(약 150평)를 소유하고 있어 조계종의 동의 없이는 사업 진행이 불가능하다.

그동안 시민단체들의 숱한 반대를 무릅쓰고 사업 강행 의사를 밝혀온 대구시도 국비 반납을 2주 앞둔 시점에서 조계종의 변심은 예상치 못한 변수였다.

일주일 전(지난 14일)만 하더라도 대구시는 조계종 설득에 강한 자신감을 내비치며 사업 강행 의사를 보였지만, 끝내 조계종의 뜻을 되돌리지 못했다.

사업이 최종 무산되면서 시가 사업 진행을 위해 교부받은 국비 25억 원은 고스란히 반납된다. 시는 나머지 국가균형발전특별회계 전환금 45억 원을 문화시설 확충 및 운영, 관광자원 개발 등 대안 사업에 투입하기로 했다.

시민단체들은 일제히 환영 의사를 밝혔다.

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등 지역 9개 시민단체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시가 불교계와 지역 시민사회를 통한 대구시민들의 반대 의견을 수렴해 사업철회를 결정한 것에 환영과 지지를 보낸다”며 사업철회를 적극 환영했다.

마지막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던 팔공산 주민들은 허탈해하는 모습이다.

팔공산 상가번영회 60여 명은 이날 팔공산 동화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동화사에 4년간 철저히 농락당했다”며 “주민들과 상생을 하자던 동화사는 지금 없다”고 분노했다.

찬반대립이 극심했던 만큼 후폭풍도 예상된다. 대구시는 사업 무산으로 박탈감을 느낄 주민들을 달랠 복안을 고심 중이다.

대구시 박희준 문화체육관광국장은 “비록 사업은 무산됐지만 팔공산을 관광지로 만들겠다는 생각은 변함없다. 생태관광을 활성화하고 팔공산 국립공원 추진 등을 통해 세계적인 명산으로 거듭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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