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일반

환경미화원 숨지게 한 봉화 청소용역업체 대표 아들 구속

노조 탄압ㆍ와해 주도...급여, 인사, 복무상 불이익 압박

지난 7월21일 봉화군청 앞에서 열린 환경미화원 고(故) 김재동씨 사망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촉구 기자회견에서 유가족이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봉화군의 한 청소대행업체에서 15년간 일하다 퇴직한 뒤 5일 만에 뇌출혈로 숨진 환경미화원 고(故) 김재동 씨의 죽음을 수사해 온 고용노동부 영주지청이 지난 23일 청소용역업체 대표의 아들 A씨를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구속했다.

고용노동부 영주지청(지청장 김일섭)은 2018년 4월께부터 2년가량 지속적인 탄압으로 노동조합을 와해시킨 혐의(부당노동행위)로 봉화지역 청소용역업체 대표 아들 A씨를 구속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사건은 이 업체 제1노조 대표였던 숨진 김씨가 2020년 7월1일 퇴직 후 5일 만에 뇌출혈로 사망하자 유족 등이 김씨의 사망이 사측의 부당 노동행위 등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불거졌다.

진상 규명과 책임자 엄벌을 촉구하며 청와대 청원을 올리며 언론에 일제히 보도되면서 사회적 관심과 파장을 일으켰다.

고용노동부 영주지청은 이번 사건을 수사하면서 다수 참고인에 대한 밀도 높은 조사와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를 통해 업체 대표 B씨와 그의 아들 A씨의 범죄혐의를 소명했고, 사안의 중대성과 증거인멸의 우려 등을 고려해 핵심 가해자인 A씨를 구속하게 됐다고 밝혔다.

구속된 A씨는 2015년부터 아버지인 대표 B씨가 운영하는 청소용역업체에서 작업반장으로 근무하면서 2018년 4월 제1노조가 설립되자 조합원들에게 제1노조 탈퇴를 회유하고 종용했다.

이후 급여·인사·복무상 불이익을 주겠다고 지속적으로 압박했고 2019년 2월쯤 A씨의 탄압에 못 이겨 노동조합을 탈퇴한 근로자들을 표면에 내세워 과반수 노조인 제2노조를 설립하고 이를 이용해 제1노조를 강도 높게 탄압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A씨는 기존 노동조합에 홀로 남아 있던 김씨에게는 마당 재활용 분리작업과 가로청소 작업을 혼자 담당하도록 했다.

자신이 직접 설계한 인센티브 제도를 운영하면서 운영 전반에 개입해 다른 직원들에게는 매월 130만 원의 성과급을 지급하면서 김씨에게는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한 푼의 성과급도 지급하지 않았고 직원들 앞에서 김씨에 대한 인격 모역 등의 가혹행위를 한 혐의다.

고용노동부 영주지청은 “김재동 씨는 자신에게 집중되던 강도 높은 탄압과 직장 내 괴롭힘을 견디지 못해 결국 업체에서 2020년 7월1일 사직했고 제1노조는 완전히 와해됐다”며 “그는 사직 후 5일 만에 배우자와 4명의 자녀를 남겨 두고 뇌출혈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김일섭 영주지청장은 “앞으로도 노사관계의 공정성과 균형을 무너뜨리고 노동조합의 자주성과 본질을 훼손하는 부당노동행위에 대해서는 엄중 대처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환경미화원 고 김재동 사망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대책위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앞으로 인권과 노동자의 노동 3권이 보장될 수 있는 사회를 위한 마지막 보루로서 사법정의가 살아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판결이 내려지길 간곡히 바란다”는 입장을 냈다.

박완훈 기자 pwh0413@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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