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중구도심재생문화재단, 20여 일만에 80여 점 판매해

▲ ‘행복을 전하는 작은 그림전’이 대구 중구 향촌문화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 김윤종 작가의 그림 '하늘보기'
▲ ‘행복을 전하는 작은 그림전’이 대구 중구 향촌문화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 김윤종 작가의 그림 '하늘보기'
“새로 아파트를 장만해 입주하는 친구 입주기념 선물로 안성맞춤일 것 같아 작품 두 점을 구입했어요. 작가들의 작품은 비싸다는 인식을 갖고 있었는데,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을 생각보다 싼 가격으로 구입해 횡재한 기분입니다.”

코로나19로 곤경에 처한 지역 전업작가들이 자구책의 일환으로 마련한 전시회가 뜻밖의 대박을 터뜨렸다. 작품당 30만 원이라는 가격에 내놓은 그림은 20여 일 만에 80여 점이 판매되면서 2천500여 만 원 가량의 수익도 생겼다.

대구 중구도심재생문화재단이 영남지역 전업화가들을 초대해 마련한 ‘우리집에 그림 1점 걸기-행복을 전하는 작은 그림전’ 이야기다.

▲ 대구 중구도심재생문화재단이 영남지역 전업화가들을 초대해 마련한 ‘행복을 전하는 작은 그림전’에서 류규하 대구 중구청장이 전시작품을 관람하고 있다.
▲ 대구 중구도심재생문화재단이 영남지역 전업화가들을 초대해 마련한 ‘행복을 전하는 작은 그림전’에서 류규하 대구 중구청장이 전시작품을 관람하고 있다.
지난 3일부터 이달 말까지 대구향촌문화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리는 이 작품전은 영남지역을 중심으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지역의 원로·중견작가들의 모임인 ‘미문회’ 회원들이 출품한 작품을 한 점에 30만 원씩에 판매하는 행사다.

이천우, 김윤종, 김일환 화백을 비롯해 이영철, 이창효, 박성희 화가 등 미술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사람이면 한두 번쯤 들어봤을 유명 작가 16명이 참여한다.

전시명인 ‘행복한 작은 그림전’이 전하는 의미 그대로 그림을 보면서 행복을 느끼게 하는 전시다. 작은 그림에서 큰 감동을 경험하게 하자는 취지가 담긴 전시라는 게 미문회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번 전시회를 기획한 대구 중구도심재생문화재단 안상호 대표는 “전업미술인들에게 작게 나마 도움을 주고자 시작한 행사였는데, 전시 첫 날 걸어둔 70여 점의 작품 가운데 절반 넘게 판매되는 등 시민들의 호응이 너무 좋다”며 “코로나로 하루하루를 힘겹게 버티고 있는 지역 예술인들과 작품을 구입한 시민 모두가 함께 행복해지는 전시”라고 했다.

▲ 이영철 작가의 그림 '황금달의 시'
▲ 이영철 작가의 그림 '황금달의 시'
작품을 구입해간 사람 가운데 의외로 가정주부나 직장인들이 많았다는 후문이다. 뿐만 아니라 부산과 경기도 등 타지역에서도 전시소식을 듣고 찾아와 한꺼번에 여러 작품을 구매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문회 남학호 회장은 “예술품은 고가라는 선입견을 불식시키는 계기가 된 전시”라며 “연말연시 선물로 인기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우리집에 그림 1점 걸기’를 모토로 진행되는 이번 작은 그림전은 31일까지 대구 중구 향촌동 대구향촌문화관기획전시실에서 계속된다. 문의: 010-2515-4567.



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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