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와 8개 구‧군 1인 가구 관리 세대 1만8천여 가구||코로나19에도 1천600여 명

▲ 대구시 달서구 월성2동 유선애(52‧여‧달서구) 복지도우미가 1인 거주 세대를 방문해 안부 인사를 하는 모습.
▲ 대구시 달서구 월성2동 유선애(52‧여‧달서구) 복지도우미가 1인 거주 세대를 방문해 안부 인사를 하는 모습.
“어르신 저 왔어요. 추운데 구청에서 나눠준 바우처 사용해서 보일러 좀 틀고 지내세요. 식사도 좀 챙겨 드시구요.”

대구 달서구 월성2동 유선애(52‧여‧달서구) 복지도우미의 일과는 1인 거주 세대 방문으로 시작된다.

그는 능숙하게 본인만의 지도로 월성동 이곳저곳을 누볐다.

목적지에 도착해 벨을 누르고 인사를 건네자 익숙한 듯 문이 열리고 홀몸 노인 A(84)씨가 유씨를 반겨줬다.

노인은 “최근에 고관절이 부러져 수술하고 회복 중이다. 꾸준하게 복지도우미가 찾아와줘서 몸 상태를 신경 써준 덕분에 힘이 난다”고 반가워했다.

수술 후 요양병원에 입원해 있던 A씨가 퇴원해 집으로 온 것은 지난해 10월.

유씨는 친자식처럼 매일 방문해 A씨의 상태를 확인했다. 수술 회복이 더디고 거동이 불편한 그를 위해 사회복지사 등급을 내달라고 복지관에 요청했다.

복지 등급을 받은 A씨를 위해 집 곳곳에는 거동 편의를 위한 기둥이 설치됐고 최근에는 요양 보호사도 방문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외부와 교류를 끊고 집에만 머무는 50대 이상 1인 가구가 늘면서 고독사 위험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대구시와 8개 구‧군이 운용 중인 ‘고독사 예방 사업’이 눈길을 끌고 있다.

대구시와 8개 구‧군이 관리하고 있는 1인 가구는 3일 기준 1만8천여 가구다.

유씨처럼 동네 곳곳을 누비며 1인 가구에게 안부를 묻는 ‘행복지킴이’ 사업 참여자는 대구 8개 구‧군에서 모두 1천600여 명이 넘는다.

행복지킴이 사업은 복지사각지대를 발굴하고 유대가 끊겨 발생하는 고독사를 방지하기 위해 시작됐다.

사업 참여자들은 고립 가구의 외로움을 줄이기 위해 통화를 이어가며, 방문이 필요할 경우 직접 세대로 방문한다.

그 과정에서 고립 가구는 행복지킴이를 통해 요구 사항을 문의하기도 하고 도움이 필요하면 담당 복지관이나 공무원과 연결된다.

최근 코로나19로 사회와 1인 가구의 정서적 유대감이 끊긴 요즈음 이들의 역할은 더욱 커졌다.

달서구 월성2동 행정복지센터 오성현 동장은 “일부 어르신들이 ‘귀찮은데 왜 전화하느냐’ 고 말해 행복지킴이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는 상황도 종종 있지만 결국에는 마음의 문을 열고 정서적인 유대관계를 형성한다”며 “코로나19로 끊어져 있던 어르신들이 사각지대에 놓이지 않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유선애(52‧여‧달서구) 복지도우미가 관리 세대 방문을 하는 모습.
▲ 유선애(52‧여‧달서구) 복지도우미가 관리 세대 방문을 하는 모습.


권종민 기자 jmkwon@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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