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대구 부동산 시장이 궁금하다

발행일 2021-01-05 13:18:58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과공급에 쏟아지는 신규 입주물량 시장 변화 시그널 포착

중장기 미분양 대책 고민해봐야

‘거침없이 오른 집값. 쏟아진 신규 물량, 그걸 받쳐내는 투자 수요’

지난해 지역 부동산 시장을 상징하는 표현들이다.

2020년 대구 부동산 시장이 유례없는 호황을 누린 가운데 올해 시장을 바라보는 시선은 녹록치만은 않다. 과잉 공급에 따른 미분양과 하반기 본격화될 입주문제가 놓여있다.

(관련기사 면)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집값을 잡기 위한 정부의 규제가 ‘조정대상지역’ 지정으로 대구 전역에 번졌다. 여기에 최근 3년간 쏟아낸 물량은 과잉 공급 우려 또한 낳으며 시장 위축을 예측할 시그널이 포착되고 있다.

대구는 지난해 52개 단지에서 3만2천70호의 신규 물량을 공급했다. 주거용 오피스텔도 1만실 이상 나왔다.

2019년에도 51개 단지에서 2만8천57호를 신규로 풀었다. 2018년 43개 단지 2만4천955호, 2017년 20개 단지 7천820호가 공급됐다.

지난 3년간 대구에서 새롭게 공급된 주택수만 8만4천689호다.

올해도 2만~2만5천호 이상이 추가로 공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2018년부터 올해 예측분까지 4년 동안 10만 호 이상이 시장에 풀린 셈.

대구경북연구원이 작성한 ‘2027 대구시 주거종합계획’은 2018년부터 2027년까지 10년 간 대구시의 주택 수요를 10만9천662호로 추정했다.

올해 적정한 수요는 1만1천478호, 2022년 1만926호, 2023년 1만463호, 2024년 9천889호, 2025년 9천449호, 2026년 9천532호, 2027년 9천113호다.

올해를 포함한 최근 4년 간 신규 공급분이 2027년까지 요구되는 주택 수요를 이미 넘어섰다는 이야기다.

대구시는 지금의 공급물량이 수요의 많게는 2.5배까지 된다고 분석했다.

시장에 풀린 물량은 입주 문제로 이어질 수 있어 당국의 고민이 크다.

올 한해 입주물량은 약 1만6천443세대. 2022년 1만6천731세대, 2023년 2만2천145세대다. 향후 3년 간 5만5천319세대의 새 공동주택이 완성된다는 의미다.

이쯤되니 대구시도 공급과잉을 걱정하기 시작했다. 부동산대책자문위를 만들어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고 있다. 대구시 조례로 ‘상업지구 용적률 400%이하’로 제한한 것 역시 신규 공급 물량을 조절하겠다는 의미다.

또 대구시는 조만간 지역 부동산 전문가를 모아 미분양대책자문회의를 열고 미분양에 대비한 대책 마련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공급과잉론이 현실화돼 시장이 불안해지면 미분양이 쌓이거나 도심 외곽 등을 비롯한 대단지 택지개발 지구를 중심으로 빈집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대구경북연구원 조득환 연구위원은 “대구도 빈집 관리를 해야 할 시점이 올 수 있다”면서 쏟아진 주택 물량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보였다.

조 위원은 “단기간 대구에 공급된 물량이 많았다. 공급과잉이 이어지다보면 미분양이 쌓일 수 있고 시장 불안감이 생기면 과거 대규모 미분양 사태와 같은 위기상황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구시 도시재창조국 김창엽 국장 역시 “올해 대구 부동산은 정부의 전방위적인 규제와 수년간 지속된 과도한 주택공급으로 하반기부터 매매시장의 호황세가 꺾일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입주가 본격화되는 올해 하반기부터는 기존 주택 매도가 급증해 연쇄적인 입주대란 등을 우려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윤정혜 기자 yun@idaegu.com
<저작권자ⓒ 대구·경북 대표지역언론 대구일보 .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