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상진
▲ 김상진
김상진

수성구립용학도서관 관장

코로나19 사태가 새해에도 계속되면서 연초부터 공공도서관이 제공하는 서비스가 제한되고 있다. 신규 확진자가 매일 1천명을 넘나드는 바람에 연말연시를 맞아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한 특별방역대책이 새해 업무를 시작하는 4일부터 17일까지 2주간 연장됐다. 이 때문에 지역주민들에게 제공되는 공공도서관의 서비스도 불가피하게 제한되게 됐다. 도서관을 찾아 책을 대출하는 서비스는 가능하지만, 지역주민들의 인문역량 강화를 위해 운영되는 비대면 독서문화프로그램의 개강이 2주간 연기된 것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쉽사리 종식되지 않으면서 코로나19가 국민의 일상생활과 독서활동, 지식정보 이용행태 등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분석한 결과가 공공도서관 영역에서 요긴하게 활용되고 있다. 분석방법은 빅데이터 분석이다. 빅데이터 분석은 현재 상황을 파악하고 원인을 진단할 뿐만 아니라, 대처방안을 제시하고 미래 예측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유효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국립중앙도서관이 2020년 한 해 동안 전국 1천180개 공공도서관의 데이터를 수집한 ‘도서관 정보나루’의 대출데이터 5천823만8천593건을 분석한 결과, 도서 대출량은 2019년에 비해 45.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량이 가장 크게 줄어든 시기는 3월(89.0%)이었다. 이는 2월18일 신천지 대구교회를 중심으로 코로나19 감염이 확산되면서 대구를 비롯해 전국의 상당수 공공도서관이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이후 대구에서 착안된 코로나19 검사방식인 ‘드라이브 스루’를 벤치마킹한 비대면 대출방식이 공공도서관에 확산되면서 도서 대출량이 다소 회복됐다. 그러나 5월 초 서울 이태원발(發) 감염 확산에 이어, 8월 중순 수도권을 중심으로 감염이 재확산되면서 대출량이 다시 주춤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와 관련해 공공도서관의 도서 대출량은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을 크게 받았으나, 비교적 회복 탄력성은 높은 것으로 해석됐다.

코로나19 사태가 공공도서관계에서 휴관 및 서비스 제한 등 많은 문제를 일으킨 것으로 분석됐다. 한 주일 동안 코로나19 확진자가 한 명 증가할 때 공공도서관의 도서 대출량이 223.7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 주일 동안 신규 확진자가 100명 늘어나면 공공도서관 14.9곳이 휴관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보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분석 결과를 내놓은 도서관 정보나루는 국립중앙도서관이 운영하는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이다. 분석 대상은 전국 공공도서관에서 발생되는 이용자 데이터, 장서 데이터, 대출 데이터를 포함한 도서관 내부 데이터다. 이 데이터는 지역사회 주민들을 서비스 대상으로 삼는 공공도서관 특성상 해당 지역에서 해당 시대를 살고 있는 시민들의 삶을 담은 기록이기도 하다.

용학도서관은 도서관 내부 데이터를 활용할 뿐만 아니라, 외부 데이터로 시야를 넓힘으로써 지난해 국립중앙도서관이 주최한 도서관 빅데이터 우수 활용사례 공모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국민 대다수가 활용하는 인터넷 포털 또는 SNS에 게시된 소셜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함으로써 현재 도서관을 이용하지 않는 잠재적 이용자를 포함한 시민들의 관심사와 요구사항을 파악해 선제적으로 업무에 반영하는 빅데이터 활용 사례를 응모한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대구에 본사를 둔 기업이 개발한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 ‘텍스톰(TEXTOM)’을 활용해 도서관 외부 데이터인 소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고, 시각화했다. 이 결과를 도서관 내부 데이터와 함께 도서관 운영 전반에 반영하고 있다. 이를 위해 3년 전부터 빅데이터에 대해 공부했으며, 코로나19 사태로 도서관이 문을 닫았을 때 구성원 모두를 세 팀으로 나눠 빅데이터 워크숍을 진행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으로 의사소통 방식이 비대면과 온라인으로 급격히 바뀌는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앞서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빅데이터 분석 결과에서도 공공도서관 운영에 참고할 만한 시사점이 있다.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발생한 지난해 1월을 전후해 1년간 국민들의 일상생활과 관련된 SNS 게시물 1천400만건을 분석한 결과, 코로나19 사태로 국민의 일상은 ‘집’을 중심으로 큰 변화가 나타났다. 집 밖으로의 야외활동은 집 근처로 위축된 반면, 집 안에서의 문화생활은 비대면 서비스와 함께 확대됐다는 것이다. 특히 문화생활 중 독서와 관련해서는 ‘아이’, ‘엄마’, ‘독서모임’, ‘책스타그램’, ‘전자책’, ‘소리책(오디오북)’ 등이 핵심 연관어였다.



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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