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욱 자진 탈당에…국민의힘, 일단 “휴~”

발행일 2021-01-07 17:02:41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김병욱 의원
김병욱 의원(포항남·울릉)이 여비서 성폭행 의혹과 관련 7일 자진 탈당하면서 국민의힘이 한숨 돌리게 됐다.

국민의힘은 김 의원의 성폭행 의혹 논란이 ‘미투선거’로 치러지는 4·7 재·보궐선거 뇌관으로 떠오르지 않을까 우려했다.

전날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는 방송에서 김 의원이 보좌관 시절인 2018년 10월 안동의 모 호텔에서 다른 의원실 인턴 비서 A씨를 성폭행했다는 목격담 제보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의원실 비서 B씨가 당시 한 방에서 자던 A씨가 성폭행당하는 장면을 봤다고 하는 말을 들었다는 내용이다.

다만 당은 A·B씨가 아닌 제3자의 목격담 제보만 있는 상황이어서 더욱 정확한 사실 관계 파악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이야기는 들었지만 정확한 상황을 점검·검증해서 판단해보려고 한다”고 언급했다. 긴급 비상대책위 회의 사전 티타임에서도 김 의원 관련 의혹을 보고받은 것으로 파악되지만 김 위원장을 포함한 당 지도부 누구도 공개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김 의원은 이 같은 의혹에 “사실무근”이라며 “민·형사상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의원은 전날 방송 직후 보도자료를 내고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더럽고 역겨운 자들이 방송이라는 미명하에 대한민국을 오염시키는 현실에 분노한다”고 입장문을 내놨다. 이어 “이런 자들에게 취할 수 있는 수단이 법적 대응밖에 없다는 것이 안타깝다”며 “즉시 강력한 민·형사상 조처를 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가세연은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전철을 그대로 밟으려고 한다며 추가 폭로를 예고했다. 가세연은 김 의원을 향해 “일단 발뺌하고 보려나 본데 그러면 너만 추해진다”며 “끝까지 가고 싶다니 끝까지 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가세연은 오거돈 부산시장 성추행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당시 오 시장은 사실무근이라며 고소했으나 가세연은 경찰 조사에서 무혐의처분을 받았다.

국민의힘은 김 의원 관련 논란이 확산할 경우 4·7 재·보궐선거에서 민주당 소속 전임 서울·부산시장의 성범죄를 부각하려는 선거 전략에 치명적인 악재가 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이날 오후 긴급 비상대책위원회의를 소집했지만 김 의원이 탈당을 선언하자 소집을 취소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회의가 취소된 직후 기자들에게 “스스로 결백을 입증하기 위해 밖에 나가서 법정 투쟁을 하겠다는 의미로 탈당을 한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당내에선 김 의원이 탈당을 결심한 데 지도부의 압박이 작용하지 않았겠냐는 관측이 우세하다.

민주당 소속 전임 서울·부산시장의 성추문에서 비롯된 보궐선거를 앞두고 사실관계나 진위를 떠나 성폭행 의혹 자체가 당에 부담이기 때문이다.

배준영 대변인은 “비대위원 사이에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혜림 기자 lhl@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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