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역사 ‘진골목식당’, 동구청 14년 연속 맛집 선정 ‘청석돌식당’ 폐업 ||중구 청

▲ 40년 넘게 육개장 전통 맛집으로 자랑하던 대구 ‘진골목식당’이 문을 닫는다는 현수막을 내건 모습.
▲ 40년 넘게 육개장 전통 맛집으로 자랑하던 대구 ‘진골목식당’이 문을 닫는다는 현수막을 내건 모습.
대구시민의 사랑을 받던 ‘노포식당’들이 코로나19에 맥없이 무너지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매출은 바닥을 치는데 임대료, 인건비 등 고정 비용을 감당할 여력이 없어서다.

대구 도심 근대 골목길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중구 ‘진골목식당’이 극심한 영업난에 지난해 11월25일 폐업했다.

육개장이 주요 메뉴로, 40년을 운영해 온 노포식당이었다.

진골목식당은 대구의 맛집을 소개하는 ‘대구 10미’에 올라가 있고, 중구청의 맛집 리스트에는 2012년부터 포함된 유명 맛집이었다.

이곳은 100년 넘는 고택으로 소설 ‘마당 깊은 집’의 배경이 될 정도로 오랜 역사를 자랑하면서 세대를 불문하고 발길이 끊이질 않았던 곳이다.

이상목 진골목상가번영회장은 “코로나 이후 손님들의 발길이 뜸해지면서 강제로 문을 닫게 되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며 “사장은 현재 쉬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지난해 8월에는 동구에 위치한 ‘청석돌식당’이 문을 닫았다.

생삼겹살을 판매하는 청석돌식당은 동구청이 14년 연속 맛집으로 선정해 관광객, 단체 모임 등으로 많은 손님들이 찾았다.

청석돌식당 사장 이성수(64·동구)씨는 “주로 인근의 군부대 근무자와 단체·회사 등 회식에서 큰 매출을 올렸는데 지난해부터 회식이 모두 사라졌으니 막막했다”며 “지난해 2월부터 매출은 반토막이 났고 이후에도 매출은 없다고 보면 된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가게 운영비용으로는 매년 1억 원 가까이 들었다. 코로나19로 손님이 뜸해지면서 종업원을 절반 가까이 줄였지만 매출 없이는 버티기 힘겨웠다”고 말했다.

40년 전통의 대구식 한정식 전문점인 중구 ‘청맥식당’은 지난 2월부터 1년 가까이 휴업 중이다.

1981년부터 영업을 시작한 청맥식당의 주요 고객층은 장·노년층이다.

특히 국회의원, 기관장 등 유명 인사들과 외국 바이어의 접대 장소로 알려져 단골층의 아쉬움을 사고 있다.

주차 공간이 협소해 단체 손님들이 소형 버스를 대절해 올 정도로 붐볐다.

청맥식당은 코로나19가 대구를 강타한 지난해 2월부터 주 고객이 바이러스에 취약한 고령층인 것을 고려해 무기한 휴업에 들어갔다.

청맥식당 사장은 “코로나19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 아직 뚜렷한 영업 재개 일자는 정하지 않았다”며 “휴업 중에도 지속적으로 지출되는 임대료가 걱정”이라고 전했다.

한국외식업중앙회 대구동구지부 조승황 사무국장은 “오래된 맛집들이 폐업한 사례는 지역 요식 업계에 상당한 파장을 미친다”며 “매출에 상관없이 지출되는 지속적인 고정 비용, 막힌 대출, 지출에 비례하지 않고 일정히 지급되는 정부지원금의 삼중고를 겪으며 맛집 업주 등 요식업 자영업자들이 많이 힘들어졌다”고 밝혔다.

▲ 40년 전통을 자랑하는 대구식 한정식 전문점 청맥 한정식 가게가 지난 2월부터 휴업해 문을 닫은 모습.
▲ 40년 전통을 자랑하는 대구식 한정식 전문점 청맥 한정식 가게가 지난 2월부터 휴업해 문을 닫은 모습.


구아영 기자 ayoungoo@idaegu.com
유현제 기자 hjyu@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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