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의견 반영 없고 금액 근거는 업체 견적서 뿐

▲ 대구 달서구청이 지난 3월 성서아웃렛 타운 내 수천만 원을 들여 설치한 조형의자. 커피잔에서 커피가 쏟아지는 모습을 형상화했지만 성서아웃렛과 연관성이 없어 예산을 낭비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 대구 달서구청이 지난 3월 성서아웃렛 타운 내 수천만 원을 들여 설치한 조형의자. 커피잔에서 커피가 쏟아지는 모습을 형상화했지만 성서아웃렛과 연관성이 없어 예산을 낭비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대구 달서구청이 성서아웃렛과 관련 없는 비싼 조형의자를 설치(본보 2020년 12월28일 1면)와 관련해 설치 업체와 허술한 계약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일선 구청 등에 따르면 통상적으로 물품을 조달할 때 조달청의 물품 등록 기준 금액과 비교하거나 사전 가격 조사 또는 원가 조사를 통해 계약 비용을 산정한다.

디자인 제품은 조달청에 등록된 물품 비용을 근거로 금액을 산정할 수 없어 입찰에 응한 업체의 견적서를 비교한 후 계약을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달서구청은 디자인 벤치를 납품하는 해당 업체의 설계 견적서만을 근거로 비용을 산정했다.

구청이 계약 당시 확보하고 있던 설계 견적서에는 벤치의 규격과 제품 단가만 있을 뿐 벤치에 들어가는 재료와 공임비 등은 빠져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조광현 사무처장은 “달서구청의 이번 계약과정은 비상식이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구청은 성서아웃렛 상인회의 반응과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커피모양의 디자인 벤치를 추가했다고 설명했으나 주민설명회나 협의회를 통한 의견 반영은 없었다.

2019년 2월28일에 열린 ‘성서아울렛타운 활력증진사업’ 주민협의회 회의록에는 상가에 휴식공간이 부족해 의자 설치가 필요하다는 상인들의 의견만 있을 뿐 디자인벤치에 대한 시민들과 상인들의 요구는 없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달서구청 관계자는 “일정대로 계약을 진행하다 보니 금액 산정 부분을 꼼꼼하게 확인하지 못하고 미흡하게 진행한 부분이 있었다”면서도 “절차상의 문제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한편 달서구청은 성서아웃렛 타운에 커피잔에서 커피가 쏟아지는 모습을 형상화한 벤치 2개와 커피잔 모양 벤치 2개 설치에 4천만 원을 지출해 논란이 됐다.

▲ 대구 달서구청이 지난 3월 성서아웃렛 타운 내 수천만 원을 들여 설치한 조형의자. 커피잔 모습을 형상화했지만 성서아웃렛과 연관성이 없어 예산을 낭비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 대구 달서구청이 지난 3월 성서아웃렛 타운 내 수천만 원을 들여 설치한 조형의자. 커피잔 모습을 형상화했지만 성서아웃렛과 연관성이 없어 예산을 낭비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권종민 기자 jmkwon@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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