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중진의원 잇단 안철수 언급에 쓴소리

▲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후보 단일화와 관련 당내 일부 중진 의원들이 연이어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를 언급하는 것에 대해 격노했다.

김 위원장은 ‘안철수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지 말고 당 자체의 경쟁력을 높여 자력 승리를 도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비상대책위원회 회의 후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관련해 “합당이나 입당 등 논의를 중단하라”는 의사를 내비쳤다.

그는 “정당 통합은 있을 수 없는 이야기”라며 최근 합당과 입당에 대한 논란을 일축했다.

이는 보궐선거를 앞두고 안 대표에게 주도권을 주지 않으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내부에서 안 대표만을 바라본 채 단일화에만 매몰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김 위원장은 안 대표가 본인으로 단일화가 될 것을 믿고 버틸 수 있다면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안 대표와 3자 구도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국민의힘이 자기 후보를 내기도 전에 밖에서 찾는 게 기회주의가 아니냐. 이건 콩가루 집안이다. 이렇게 선거 치르면 국민들이 뭘로 보겠냐”면서 “나는 이번에 무조건 이길 것이라고 보기 때문에 우리 힘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가 국민의당 당적을 유지한 채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를 한 뒤 서울시장에 당선될 경우 국민의힘은 차기 대선에서도 고전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기도와 함께 최대 표밭인 서울에서 국민의당이 조직력을 갖추게 되면 안 대표는 이를 바탕으로 대선에 출마해 국민의힘에 3자 대결을 요구할 수 있다.

김 위원장은 이를 우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현재 국민의힘 인사들은 저마다 안 대표에게 손짓하고 있다.

국민의힘 정진석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 8일 “범야권 통합 단일화는 선택이 아닌 당위의 문제”라며 “안 대표가 범야권 단일후보가 돼 기호 4번으로 출마하면 다른 지지자들이 고개를 갸우뚱할 것이다. 안 대표의 용단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 역시 출사표를 던지며 이른바 ‘조건부 출마’를 내걸었다.

안 대표가 국민의힘에 입당하면 출마를 포기하고 야권 단일화에 힘을 쏟겠다는 것이 골자다.

김 위원장은 오 전 시장을 향해 “세상에 그런 출마 선언이 어디 있느냐”고 강하게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궐선거를 기반으로 정권교체까지 노리는 국민의힘이 벌써 안 대표의 몸값을 올려줄 필요가 없다는 계산이다.



이상훈 기자 hksa707@idaegu.com
저작권자 © 대구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