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중진의원 잇단 안철수 언급에 쓴소리
김 위원장은 ‘안철수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지 말고 당 자체의 경쟁력을 높여 자력 승리를 도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비상대책위원회 회의 후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관련해 “합당이나 입당 등 논의를 중단하라”는 의사를 내비쳤다.
그는 “정당 통합은 있을 수 없는 이야기”라며 최근 합당과 입당에 대한 논란을 일축했다.
이는 보궐선거를 앞두고 안 대표에게 주도권을 주지 않으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내부에서 안 대표만을 바라본 채 단일화에만 매몰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김 위원장은 안 대표가 본인으로 단일화가 될 것을 믿고 버틸 수 있다면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안 대표와 3자 구도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국민의힘이 자기 후보를 내기도 전에 밖에서 찾는 게 기회주의가 아니냐. 이건 콩가루 집안이다. 이렇게 선거 치르면 국민들이 뭘로 보겠냐”면서 “나는 이번에 무조건 이길 것이라고 보기 때문에 우리 힘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가 국민의당 당적을 유지한 채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를 한 뒤 서울시장에 당선될 경우 국민의힘은 차기 대선에서도 고전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기도와 함께 최대 표밭인 서울에서 국민의당이 조직력을 갖추게 되면 안 대표는 이를 바탕으로 대선에 출마해 국민의힘에 3자 대결을 요구할 수 있다.
김 위원장은 이를 우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현재 국민의힘 인사들은 저마다 안 대표에게 손짓하고 있다.
국민의힘 정진석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 8일 “범야권 통합 단일화는 선택이 아닌 당위의 문제”라며 “안 대표가 범야권 단일후보가 돼 기호 4번으로 출마하면 다른 지지자들이 고개를 갸우뚱할 것이다. 안 대표의 용단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 역시 출사표를 던지며 이른바 ‘조건부 출마’를 내걸었다.
안 대표가 국민의힘에 입당하면 출마를 포기하고 야권 단일화에 힘을 쏟겠다는 것이 골자다.
김 위원장은 오 전 시장을 향해 “세상에 그런 출마 선언이 어디 있느냐”고 강하게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궐선거를 기반으로 정권교체까지 노리는 국민의힘이 벌써 안 대표의 몸값을 올려줄 필요가 없다는 계산이다.
이상훈 기자 hksa707@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