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교육이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변모하고 있다.

그동안 성적 중심의 성과주의에서 벗어나 학생의 진로와 인성, 자기계발 등을 고려한 다양한 프로그램과 행사가 운영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교육사랑기자단과 함께 시민이 바라보는 지역교육의 변화점에 대해 알아보자.

▲ 대구 경서중학교 학생들이 방과후 자율 동아리인 ‘고민하지 말고 그려!’ 수업에 참여해 정해진 주제에 따라 그림을 그리고 있다.
▲ 대구 경서중학교 학생들이 방과후 자율 동아리인 ‘고민하지 말고 그려!’ 수업에 참여해 정해진 주제에 따라 그림을 그리고 있다.
“얘들아, 내가 그린 그림 좀 볼래? 어제 갑자기 아이디어가 떠올라서 캐릭터를 하나 디자인해 보았어!”

교내 복도를 지나가다가 대구 경서중학교의 학생 자율 동아리 ‘고민하지 말고 그려!’의 부원으로 활동하는 한 친구의 목소리가 들렸다.

교실 창문 너머로 그림 솜씨 좋은 친구 한 명과 그 주변으로 아이들 몇 명이 부러움과 호기심 가득한 두 눈을 끔뻑이며 연신 감탄사를 뱉어내고 있었다.

학창 시절을 돌이켜 봤을 때 그림을 잘 그리는 친구가 한 반에 꼭 한 명씩은 있었던 것 같다.

그림을 잘 그리는 친구 주변에 우르르 모여 오늘의 신작을 감상하고 느낀 점을 서로 이야기하거나 멀찍이서 구경하곤 했던 추억이 우리의 기억 속에 한 조각씩은 있을 것이다.

중학교 교사가 돼보니 그런 친구들의 그림 한 점 한 점이 더 멋지게 느껴지고 귀한 재능을 마음껏 펼칠 수 있게 도와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반적으로 학교에서는 창의적 체험 활동 시간이 있어서 1인 1동아리를 선택해 모든 학생은 필수이수 시간만큼 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다.

그렇지만 자신이 원하는 동아리를 만들어서 조금 더 세분화된 활동을 희망하거나 방과 후 따로 시간을 내어서라도 자신의 취미활동과 재능을 펼칠 수 있는 활동을 희망하는 학생들도 있다.

이런 학생들을 위해 학교 교육과정에는 학생들이 직접 동아리를 만들고 운영해가는 ‘교내 학생 자율 동아리’라는 프로그램을 마련해두고 있다.

오늘 소개할 동아리가 그 동아리 중 하나인데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친구들이 모여 서로의 작품과 미술 표현 기법 등을 공유하고 소통하며 미적 감수성을 향상시킨다는 목적으로 학생들이 개설을 희망한 교내 학생 자율 동아리 ‘고민하지 말고 그려!’이다.

작년에는 다른 이름으로 신설됐다가 올해 등교 개학을 하면서 새롭게 활동을 시작한 동아리다.

코로나19라는 누구도 예상치 못한 갑작스러운 상황으로 개학일도 미뤄지고 각종 교내 활동이 줄어들어서 동아리 활동마저 위축됐는데 그런 과정에서도 아이들은 그림 그리는 것이 좋아서 틈틈이 작품들을 만들고 있었다고 한다.

아이들은 작게나마 소통의 장을 만들어 피드백하고 결과물들을 전시하기를 희망했다.

그래서 창의적 체험활동 동아리 담당 선생님께 말씀을 드려서 교내 학생 자율 동아리를 개설하게 됐다.

교내 학생 자율 동아리를 개설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지켜져야 하는 데 우선 동아리의 활동 목적이 명확해야 하고 10명 내외의 인원이 있어야 한다.

학생 중심의 동아리이긴 하지만 지도해주시는 선생님도 한 분 섭외해야 하고 동아리의 활동 내용도 구체적이어야 한다.

아이들은 직접 동아리 홍보 포스터를 제작해 교내 구석구석, 그리고 학교 온라인 플랫폼으로 홍보를 하면 된다.

올해 교내 활동이 많이 줄어들고 단체 활동에 제약이 많았지만 새로운 형태로 동아리 활동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바로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활동이다.

아이들은 이미 익숙한 온라인 플랫폼에 서로 그린 그림들을 올리고 감상하며 댓글로 자신의 생각과 좋은 점 등 피드백을 해주는 형태로 활동하고 있었는데 세상이 변화하면서 아이들도 변화하는 세상에 나름의 방식으로 적응하며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올해는 축제나 오프라인 활동 등에 제약이 많아서 아쉬움이 있었지만 그 나름대로 새로운 방법을 찾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방법 역시 아이들이 스스로 찾아가며 성장했던 한 해였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소개한 ‘고민하지 말고 그려!’ 동아리뿐만 아니라 앞으로 많은 학생이 학생 자율 동아리 활동을 통해 개인의 재능과 취미를 다양하게 즐기고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이 자리 잡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대구시교육청 교육사랑기자단 이정운



김종윤 기자 kjyun@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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